
[LA 산불과 보험 시리즈3-1] by “미국보험의 모든 것. 걱정맨”
캘리포니아는 매년 대규모 산불로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특히, 이번 LA 지역 산불은 미주 한인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LA카운티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난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필자의 고객은 물론, 냄새와 재로 인한 대피 등으로 실제 생활에서의 직접적인 불편이 피부에 가장 와 닿는 화재였다.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 이 지역의 산불은 그 복구와 대처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1) 내가 갖고 있는 보험 policy에서 무엇을 먼저 살펴봐야 하는가?
2) 그 중 어떤 커버리지가, 왜, 어떻게 중요한가?
3) 클레임을 제출하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과 유의점은 무엇인가?
4) 보상 시 주요한 기준과 자신의 보험 가입 상황을 비교하려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 5) 앞으로 보험 가입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 칼럼은 위의 다섯 질문에 답하며, 실제로 산불 피해를 입은 독자들은 물론, 잠재적으로 피해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보험소비자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되고 싶다. 마침,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지금은, 그토록 오랫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고마운 겨울비가 남가주에 내리고 있는 25년, 늦은 1월의 어느 새벽이다.
북가주 Tubbs 화재 사례: 재건의 가능성을 보여주다
본격적인 내용을 살펴보기 전, 타산지석의 교훈을 삼을 수 있는 좋은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2017년 북가주에서 발생한 Tubbs 화재는 피해 복구에 있어서 중요한 교훈을
2017년 북가주에서 발생한 Tubbs 화재는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복구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당시 피해 주민들은 빠른 복구를 위해 여러 지역 Contractor와 협력하며, FAIR Plan과 같은 제도를 적극 활용해 2년 내 재건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간의 협력과 정보 공유는 복구의 속도와 품질을 크게 높였다. 이 사례는 단순히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 실행과 제도적 지원, 그리고 커뮤니티의 힘이 어떻게 성공적인 복구를 이끄는지를 보여준다.
해당 기사의 원문을 각주에 남긴다. 해당 기사의 Tubbs화재는 일부 피해자들이 겪었던, 모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지연, 손실된 물품의 상세목록 제출요구, 미 제출 시 25%의 보험금 삭감 통도, 보험금 금액 산정 시에 과소평가 된 사례 등의 이슈가 논란이 되어 비판을 받은 사례가 있다. 또한, 우리는 그 과정에서 어떤coverage가 어떻게 작용하고, 왜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좋은 사례이다. 내용이 더 궁금한 독자는 각주를 참조하길 바란다.
캘리포니아 산불 문제는 단순히 반복되는 재난이 아니다.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 등으로 산불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재난은 피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준비와 대응은 우리의 선택이다. 필자 ‘걱정맨’은 아래에서 잠재적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CA에 거주하는 한인은 지금 무엇을 ‘걱정’해야 하는지 본격적으로 아래에서 다룬다.

1. 보험사에 policy를 요청해라.
일단, 보험사에 policy를 요청해라. Policy Declaration page나 bill이 아닌, 갖고 있는 보험의full policy insured copy를 요청해서 받아라. 당연한 것 같지만, 실무에서 경험해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상당수가 declaration page를 policy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는 policy insured copy를 agent로부터 받은 적이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1)Basic Form vs. Special Form (HO-3)
갖고 있는 policy가 basic form인지, special form인지 여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Basic Form (Named Perils)
‘이것 이것만 물어줄 거야!’ 라고 물어줄 위험(Peril)을 열거한 형식의 policy다.
싸지만 보장의 영역이 좁으며, California FAIR Plan, HO-1, 일부 Landlord Insurance, Vacant Property Insurance등이 해당된다.
Special Form (Open Perils)
모든 위험을 보장하되,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제외된 위험(excluded perils)만 보장하지 않는 policy형식이며, Comprehensive Coverage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직접적인 화재로 인한 전손, 또는 일부 손상이 아닌Smoke Damage(연기 손상)와 같은 애매한 손해가 문제가 되는 경우, special form policy은 그 빛을 발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주택 소유자 보험인 HO-3, Condo Insurance: 콘도 소유자를 위한 HO-6, 고급 주택 소유자를 위한HO-5등이 해당된다.
2. 산불 피해 시 확인해야 할 보험 커버리지
1)Coverage A (Dwelling Coverage)
Dwelling Coverage란 주택의 기본 구조물을 보호하는 보험 항목이다. 쉽게 말해, 집을 거꾸로 뒤집었을 때 떨어지지 않는 모든 건축 구조물을 보장한다. 여기에는 지붕, 벽, 바닥은 물론 부착된 시설까지 포함된다. Dwelling coverage가 Replacement Cost(RC)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가? 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Actual Cash Value (ACV)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는 아래와 같이 Replacement Cost(RC) – Depreciation(Dep.)= Actual Cash Value (ACV)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당연히 RC가 ACV보다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는 좋다.
Property section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Dwelling coverage와 함께,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Coverage B(Other structures coverage)또한 해당 개념이 그대로 적용된다. Property coverage를 평가하는데 있어, Co-insurance 조항과 함께 가장 중요한 개념이니, 내가 갖고 있는 policy를 바라볼 때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교체 비용(Replacement Cost) 및 비상사태 관련 규정
캘리포니아 보험법 섹션 2051.5에 따르면, 교체 비용은 손실된 자산을 감가상각 없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품질로 복구하거나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된 주요 규정은 다음과 같다:
A. 교체 비용 지급 방식:
보험사는 손실 자산에 대해 먼저 “Actual Cash Value (ACV)”를 지급한다.
이후, 손실 자산이 수리, 재건, 또는 교체된 뒤, ACV와 교체 비용의 차액을 지급한다.
청구 시한:
일반적인 경우, ACV 지급일로부터 최소 12개월 동안 교체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로 정의된 경우, 청구 시한은 36개월로 연장되며, 필요 시 추가로 6개월 연장도 가능하다.
새로운 위치에서의 재건:
원래 위치가 아닌 새로운 위치에서 재건축하거나 주택을 구매하더라도 교체 비용과 건축 코드 업그레이드 비용은 지급된다.
단, 지급 금액은 원래 위치에서 재건축했을 때의 비용을 초과할 수 없다.
추가 연장 사유:
건축 허가 지연, 자재 부족, 시공 가능한 Contractor 부족 등 가입자의 통제 밖에 있는 사유로 인해 복구가 지연될 경우, 보험사는 추가 연장을 제공해야 한다.
B.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 정의와 적용
캘리포니아 정부법 섹션 8588에 따르면,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는 주지사에 의해 공식적으로 선언된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산불과 같은 자연 재해나 기타 비상 상황으로 인해 지역사회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경우 적용된다. 이러한 비상사태 선언은 보험 청구 시 36개월 청구 시한 연장과 같은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산불 피해 지역의 보험 가입자는 비상사태 선언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보장받을 수 있는 추가 혜택과 연장 옵션을 활용해야 한다.
확장 대체 비용(Extended Replacement Cost)과 건축 코드 업그레이드(Building Code Upgrade)의 적용 여부도 반드시 확인한다.
2) Coverage C (Personal Property)
Coverage C는 가구, 가전제품, 의류 등 집 안에 있는 개인 소유물을 보호하는 항목이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 보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중요한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해당 coverage를 터무니없이 줄이거나, 아예 빼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이번 LA 산불과 같은 대형 재난 상황에서는 개인 소유물 보장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A. 보장 범위 확인: 내 보험이 실제로 얼마나 커버할까?
일반적으로 Coverage C는 Dwelling Coverage (Coverage A)의 50% 수준으로 설정되지만, 개별 보험 약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 보장이 $500,000이라면 개인 소유물 보장은 $250,000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산불 피해 후 재산 피해액을 계산해 보면, 이 금액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확인해야 할 사항:
-내 Coverage C 한도가 충분한지 점검.
-전체 한도 뿐만 아니라 특정 품목에 대한 하위 한도(Sub-limit)도 확인.
B. 특정 품목에 대한 하위 한도(Sub-limit) 점검
보험사는 도난이나 특정 위험에 대해 일부 품목의 보상 한도를 제한할 수 있으나, 이번 LA 산불처럼 모든 재산이 한 번에 손실될 경우, Sub-Limit(하위 한도)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반적인 Sub-Limit예시:
보석류 (Jewelry): $1,500~$2,500
골동품, 미술품 (Antiques, Artwork): $2,500~$5,000
총기류 (Firearms): $2,000~$5,000
현금 및 귀금속 (Cash & Precious Metals): $200~$500

산불 피해자의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
보석, 고가 가구, 명품 가방 등의 고가품을 따로 스케줄링(Scheduling)하거나Inland Marine Policy 추가 가입도 고려
가구, 전자제품, 의류 등 일반적인 물품 또한 Replacement Cost (RC) 기준으로 보상되는지 확인
C. Coverage C 클레임 청구를 위한 팁
가구 및 가전 목록 작성
가구, 전자제품, 의류 등을 목록화하고, 가격과 구매 시기기록.
사진과 영수증을 함께 보관하면 더욱 좋다.
Amazon, Best Buy 등 온라인 구매 내역 활용하여 증빙 자료 확보.
비디오 또는 사진으로 집 내부 기록
모든 방과 가구, 물품을 촬영.
클라우드(예: Google Drive, iCloud) 또는 외장 하드에 백업해 두면 화재 후 복구가 쉽다.
D. Coverage C 보상을 극대화하는 방법
Inflation Guard 옵션이 있는지 보험사에 확인하자. 이를 활용하면 물가 상승에 따른 보장 확대가 가능할 수 있다.
보험사가 지급한 첫 보상금이 적절한지 확인.
만약 보상 금액이 부족하다면, Public Adjuster를 고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그들의 수수료를 고려해야 수임여부를 결정해야 실익이 있을 것이다.
3)Coverage D (Loss of Use, Additional Living Expense)
A. 보장 내용
산불로 인해 거주 불가능할 경우, 보험에서 호텔비, 렌트비, 외식비, 세탁비 등 추가 생활비(Additional Living Expense, ALE)를 보장.
보험사는 기존 생활비보다 초과된 비용만 보상하며, 증빙이 필요함.
일반적인 청구 기한은 12개월 이내이며, 기한을 넘길 경우 보상이 어려울 수 있음.
B. 보장 기간
기본 보장 기간은 24개월이며, 대규모 재난 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최대 36개월까지 연장 가능.
LA산불과 같이 재난 지역으로 선언하면 보험사에 연장 요청 가능.
C. 보험 청구 시 필수 사항
영수증 보관 필수 (숙박, 식사, 세탁, 교통비 등)
임시 거주비 지급 방식 확인 (호텔비 직접 지급 vs. 렌트비 선지급 가능 여부)
보험사 승인 요청 후 비용 지출 (사전 승인 없이 초과 비용 발생 시 보상 거부될 가능성 있음)
기존 생활비와 추가 비용 비교하여 청구 (예: 기존 식비 $600 → 외식비 $1,200이면 추가 $600만 보상)
D. 보험사에 요청할 사항
보장 기간 연장 가능 여부 확인 (24개월 → 36개월)
임시 렌트비 선지급 가능 여부
12개월 내 청구 조건 확인 (기한 초과 시 보상 불가 가능)
LA 산불 이후, 해당지역의 보험 계약해지는 당분간 없다
이번 LA 산불로 피해를 본 주택 소유자들에게 한 가지 확실한 점이 있다. 앞으로 1년 동안 보험사가 마음대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부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 보험국(CDI)은 Bulletin 2025-1을 발행해, Palisades Fire와 Eaton Fire 등 산불 피해 지역의 주택 소유자 보험, 콘도 보험, 이동식 주택 보험, 세입자 보험 등에 대한 일방적인 계약 해지와 갱신 거부를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2025년 1월 7일부터 2026년 1월 7일까지 1년간 유지되며, 이미 해지 통보를 받은 사람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보험사가 지난 90일 동안 보냈던 해지 및 갱신 거부 통보는 모두 무효 처리된다. 즉, 적어도 앞으로 1년 동안은 기존 보험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치는 캘리포니아 주법 보험법 675.1조에 따라 시행되었으며,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과 인접 지역의 보험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보험업계가 최근 몇 년 동안 산불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서 점차 철수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규제를 내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건강보험사들에게도 비상 조치를 요구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90일 처방약 리필을 허용하고, 긴급 의료 서비스 지원을 강화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적어도 산불 피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당장 보험 계약이 취소될 걱정을 덜게 됐다. 하지만 이 조치가 끝나는 2026년 1월 이후에는 보험사들이 다시 대규모 갱신 거부나 해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보험 소비자들은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칼럼 예고 – 산불 피해 이후, 보험 소비자가 알아야 할 것
이제 LA 산불 관련 칼럼이 두 편 더 남았다. 다음 칼럼에서는 “상업용/비즈니스 보험 (Commercial Insurance)”을 다룰 예정이다. 산불로 인해 피해를 본 사업체들이 꼭 알아야 할 사업 중단 보장(Business Interruption), 장비 고장 보장(Equipment Breakdown), 상업용 재산 보험(Commercial Property Coverage) 등의 핵심 커버리지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산불로 인해 사업장이 피해를 입었거나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 어떤 보험이 보상을 해주고 어떻게 청구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칼럼에서는 “보험 시장 동향과 집 보험 쇼핑 전략”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시장을 철수하는 가운데 필요한 보험 쇼핑 전략과 FAIR Plan과 DIC(차이 조건 보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보험을 준비해야 하는지 현실적인 팁을 소개할 계획이다.
산불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복구 과정에 있고, 보험 청구와 시장 변화에 대한 혼란도 크다. 앞으로의 칼럼을 통해 보험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
결국, 우리의 재산과 미래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준비와 행동에 달려 있다. 한인 커뮤니티가 이러한 도전에 맞서며,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재난은 피할 수 없지만, 준비와 대응은 우리의 선택이다. 이 글이 한인들의 재산을 지키는 데 있어 든든한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
<릭 김 보험전문가> rkim@inszoneins.com
릭 김 칼럼니스트는 미국과 한국에서 금융 및 보험 업계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현재 Inszone Insurance K-market Director로 활동 중이다. 또한 KAIFPA 및 KACCOC 이사이자 KFA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
USC Gould School of Law에서 법학 석사(LL.M)를 취득했으며, 한국에서는 법학, 회계학, 영문학 학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미국 CPM, 보험 프로듀서, CPA 후보 자격을 갖추었으며, 한국에서는 손해사정사 및 금융감독원 금융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했다.
과거 JC&Company CSO, CAL-KOR Insurance 임원, 삼성화재 FP 센터장을 역임했으며, 한인 커뮤니티와 기업을 위한 맞춤형 금융·보험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