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항만적체가 사상최악의 상황을 이어가며 세계 각국 항만이 도미노처럼 영향을 받고 있다.
여름철 성수기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국 서안의 대표 항만인 로스엔젤레스(LA)와 롱비치의 체선은 사상 최악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역을 담당할 인력, 컨테이너를 미국 전역으로 운송할 트럭 기사가 부족해진 것이 미국 항만적체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LA항과 롱비치항의 경우 항만에서 대기하는 선박이 합산 40척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 말 기준 평균 대기일도 7일 이상이다. 5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보야해운(BAL)의 경우 지난달 18일부터 해상에서 대기하다 월말이 돼서야 롱비치항에 접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머스크는 “LA항과 롱비치항의 선박 대기시간이 5일에서 12일로 늘어나면서 항만 혼잡이 더욱 심화됐고, 시애틀항의 경우 대기시간이 15일이나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매업 분야 자문서비스 기업 JLL의 대표는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소매업체들이 이르면 2022년 여름 혹은 그 이후가 되어야 공급망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지아주 사바나항과 캘리포니아 지역 주요 항구의 경우 컨테이너를 운송할 기사가 없어 컨테이너 하역 후에도 이를 쌓아만 놓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 역시 컨테이너를 쌓아둘 야적장 마련까지 고심하고 있다”며 “물류대란과 인력난, 인건비 상승, 인플레이션 상황 등을 면밀히 살피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항만적체가 장기화하며 한국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장거리 화물이 몰리는 부산신항은 배를 기다리는 화물로 빈틈없이 들어찼고, 수출할 물건을 실을 배와 컨테이너를 구하지 못한 수출기업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뉴시스는 5일(한국시간) 부산신항은 배를 기다리는 화물로 빈틈없이 들어찬 상태라면 화물 적체 현상을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화주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임시로 수출화물 보관장소를 공급하고 있지만 이곳 역시 빠른 속도로 화물들로 가득차고 있다.
컨테이너를 쌓아둘 곳이 부족해지자 부산신항은 선박입항이 임박한 화물만 반입할 수 있도록 했고, 화주들은 화물을 내려놓을 곳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화물을 임시로 보관할 수 있도록 항만 주변에 7만㎡ 규모의 임시 야적장을 마련했지만 이마저도 거의 가득찬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이번주 중으로 서측컨테이너 배후단지 일부(4만㎡, 1400TEU, 9.8~)와 북항 우암부두 일부(1만㎡, 1900TEU, 9.10~)를 수출화물 보관장소로 추가 공급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공급해나갈 방침이다.
한국 업계 관계자는 “부산항에서 화물을 내려놓을 곳을 찾고 있는 화주들은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이라며 “수많은 수출기업들이 컨테이너, 선복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수출입물류 종합대응센터 홈페이지에는 부산터미널 반입제한, 출항일 연기, 선적 일정 취소 등으로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항만적체가 이처럼 심각한 것은 전세계 물류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며 항만과 내륙운송이 도미노처럼 지체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컨테이너가 회수되지 못하며 컨테이너 부족현상과 운임상승까지 이어지고 있다.
선복부족도 문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수년간 침체기를 겪었던 해운산업은 선박발주에 소극적이었고, 코로나19로 지난해 물동량이 위축됐다 올해 급격히 증가하며 선복 부족 현상이 극심하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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