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발에 미접종자 봉쇄령…EU ‘무관용 원칙’ 확산
독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방정부 곳곳이 백신 미접종자 봉쇄령에 나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작센주는 최근 백신 미접종자의 실내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2G’ 정책을 도입했다.
‘2G’ 정책은 독일어로 ‘예방접종'(geimpft)과 ‘회복'(genesen)을 뜻하는 단어 앞글자를 딴 조치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나 감염 후 회복한 이를 제외한 시민들의 실내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도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축구, 크리스마스 마켓 등 행사 이용을 제한했다.
수도 베를린도 유사 정책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베를린시는 지난여름 운영을 종료했던 백신 접종 센터 가동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이르면 오는 2022년 1~2월 문을 열 계획이다.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협상 중인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도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 회복, 음성 확인 등을 요구하는 조치를 독일 전역에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질병통제예방센터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이날 최근 7일간 인구 10만명당 감염률이 312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지역에선 1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백신 보급 전인 1년 전 같은 기준 확진자 수는 139명으로,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다만 신규 사망자는 265명으로, 백신 이전 최고치보다 적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차기 총리로 유력한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경제장관과 함께 오는 18일 주 정부 수장들이 참석하는 화상 회의를 열어 신규 방역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메르켈 총리가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임시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방역 정책 관련 길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독일 저명 바이러스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드로스텐은 “백신과 부스터샷 만으론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없다”며 “물리적 거리두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 등 다른 국가들도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제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15일부터 열흘간 백신 미접종자의 실내 시설을 제한하는 ‘2G’ 정책을 실시 중이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450유로(약 195만원) 벌금에 처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슬로바키아도 오는 18일 미접종자의 실내 시설 이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3주간 실시하는 방안을 놓고 표결할 예정이며, 프랑스에서도 미접종자의 식당 등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는 직업 특성상 타인 접촉이 많은 식당, 체육관, 미용실 등 근로자를 백신 접종 의무 대상에 포함시켰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선 16세 이상 미접종자의 타 가정 방문이 금지됐으며, 퀸즐랜드는 다음달 17일부터 미접종자의 시설 이용 제한을 예고하면서 백신 접종률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다음달 8일부터 선택적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시민에 대해 의료비를 중단할 방침이다.
서유럽 중 처음으로 지난 12일 미접종자 대상 봉쇄령을 내렸던 네덜란드는 거센 반발로 계획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