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같은 날씨에도 노출될 수 있다. 65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감기 증상에 고열·기침·가래가 사흘 이상 지속되면 폐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폐렴 월별 환자 수는 11월이 10만7177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봄 환절기에도 만만찮게 발생한다. 3월 6만3079명에서 4월 7만3789명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지난해의 경우 관련 통계가 8월까지 공개됐는데, 1월(11만6923명)을 제외하고 3~4월이 각각 8만9898명, 8만8603명으로 2·3번째로 많았다.
폐렴은 호흡기 감염 질환의 일종을 폐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암, 심장 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3위다. 암이나 뇌혈관 질환 만큼 위험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면역력 등이 떨어진 고령층의 경우 암 만큼 치명적이다.
폐렴은 입이나 코를 통해 폐렴을 일으키는 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해 발생한다. 증상은 초기 감기와 비슷하다. 기침, 가래, 호흡 곤란이 나타나고 흔히 발열, 오한이 동반된다. 하지만 염증으로 인해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가 나타난다. 염증이 폐를 둘러싼 흉막까지 침투한 경우 숨을 쉴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노인의 경우 3분의1 정도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감기와 비슷해 폐렴인지 알아차리기 어렵고 치료가 늦어져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 고령층은 노화로 인한 폐 기능 저하가 폐렴의 가장 큰 원인이여서 폐렴에 걸리면 치명적이다.
이화영 서울성모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이 폐렴에 걸리면 사망할 위험이 70배 이상 급격히 증가한다”면서 “우리 몸은 세균 등 이물질이 폐에 들어오면 이를 내보내기 위한 반사 작용으로 기침을 하고 가래를 만들어 내지만 노인은 폐와 기관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여서 세균이 들어와도 반응하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층은 기침이나 가래 없이 숨이 차거나 기력이 없어지는 등 흔치 않은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주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65세 이상인 경우 감기 증상에 고열과 가래, 기침이 사흘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해 폐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폐렴에 걸렸을 땐 조기에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폐렴균은 종류가 다양해 원인 균을 파악해 균에 맞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10~14일 가량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 더 오래 투여하기도 한다. 탈수가 우려되는 경우 수액 요법을 통해 수분 공급을 하기도 한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평소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건강 관리에 힘써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하기,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하루 6~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 등이 도움이 된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폐렴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폐렴 발병 위험도가 높은 만 65세 이상은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약한 흡연자나 만성질환자도 고위험군이다. 아이가 있거나 65세 이상 노인과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도 전염 가능성을 고려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현재 폐렴의 가장 큰 원인 균인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23가 다당류백신(PPSV23)’과 ’13가 단백결합백신(PVC13)’ 두 종류다. 이 교수는 “면역력이 취약한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