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 박동을 높이게 되고 머리로 향하는 혈관 주변 신경이 눌려 편두통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런 가운데 편두통 치료에 한방치료 중 하나인 침치료가 9년 간 가장 많이 활용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이수경 한의사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자료를 활용해 국내 편두통 환자의 분포와 의료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침 치료가 16만6430건으로 9년 간 가장 많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국민환자표본(HIRA-NPS) 자료를 활용해 2010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9년 간 편두통으로 진단받고 1회 이상 한방진료나 양방진료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표본 추출을 거친 11만7157명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72.9%) 편두통 환자가 남성(27.1%)보다 2.7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대는 45-54세(21.31%), 35-44세(18.15%), 55-64세(15.92%) 순이었다. 35~54세 연령층에 해당하는 비율이 39.46%에 달했다.
연구팀은 편두통 환자의 의료이용 내역도 분석했다. 먼저 내원 유형을 살펴본 결과 외래 99.1%, 입원 0.9%로 대부분 외래 치료에 집중돼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편두통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환자 거동에 제약이 없고 대부분 만성적이기 때문에 외래 치료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편두통으로 인한 총 치료비의 경우 2010년 92만1858달러에서 2018년 171만1220달러로 85.63%나 증가했다. 2015년에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총 비용이 9년 간 꾸준히 증가했다.
한방·양방치료 건수를 살펴본 결과, 침치료 다음으로는 양방치료의 피하 또는 근육 내 주사가 5만7942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한방치료 중 침치료 다음으로는 온냉경락요법(5만715건), 뜸치료(3만7573건), 건식 부항(3만503건) 등이 뒤따랐다.
연구팀은 편두통 치료에 사용된 약물 추이도 분석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아세틸살리실산과 같은 단순 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가 54.9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편두통 예방약물 처방의 경우 2010년 1만3600건이었지만, 2018년 2만546건으로 약 1.51배 증가했다.
이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편두통 의료 현황을 한방과 양방으로 구분해 분석함으로써 한국의 이원화된 보건의료체계를 반영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편두통 관련 질환의 건강보험수가 결정 및 예산 책정 등 국가 보건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함에 있어서도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 ‘British Medical Journal open(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오픈)’ 3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