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태양계 최대 크기 행성인 ‘목성’ 탐사를 본격화한다. 특히 태양계 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큰 목성의 세 위성의 특성을 분석하고, 목성과 같은 가스 행성의 형성 과정까지 파헤친다는 목표다.
목성과 지하에 바다가 묻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얼음으로 뒤덮힌 목성의 달 3개를 탐사하기 위한 유럽의 우주선 주스가 14일 발사됐다.
주스는 이날 아침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유럽의 아리안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주스가 목성에 도달하는 데는 8년이 걸릴 것이며,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뿐 아니라 유로파, 칼리스토, 가니메데의 위성 3개도 탐사할 계획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세 개의 달은 바다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지하 바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주스는 목성에 도달하면 가니메데 주변 궤도 진입을 시도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어떤 우주선도 지구의 달이 아닌 다른 달의 궤도 진입을 시도한 적이 없다.
천문학자들의 무려 95개의 달을 가진 목성을 작은 태양계로 간주하고 있으며, 주스와 같은 목성 탐사 임무는 이미 오래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럽우주국(ESA)의 프로젝트 과학자 올리비에 위타세는 “주스가 이번 임무 중 생명체를 탐지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목성의 달과 그들의 잠재적 바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생명체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데 더 가까워질 것이며, 그것이 이번 임무에서 가장 흥미로운 측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스는 목성까지 66억㎞에 이르는 길고 우회적인 경로를 비행하게 된다.
주스는 칼리스토에서 200㎞, 유로파와 가니메데에서 400㎞ 이내에서 목성을 선회하며 35차례 저공비행을 한 다음 16억 유로(약 2조2974억원)가 투입된 이번 임무의 1차 목표인 가니메데 궤도를 돌게 된다.
가니메데는 그 크기가 수성을 능가하는, 태양계의 가장 큰 달로 극지방에 눈부신 오로라가 있는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
더욱 매혹적인 것은 지구보다도 더 많은 물을 보유하고 있는 지하 바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주스 임무에 관여하지 않은 카네기연구소의 스콧 셰퍼드는 “우리 태양계의 해양 세계는 가능한 생명체를 가질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목성의 이 큰 달들은 수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후보”라고 말했다.
작은 버스 크기의 주스는 2031년 목성에 도달할 것이며, 금성뿐 아니라 지구와 달의 중력 보조 비행에 의존할 것이다.
2031년 목성 도착 후 JUICE 탐사선은 ▲목성 위성의 바다 탐사 ▲핵심 위성인 ‘가니메데 탐사 ▲목성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 파악 ▲목성 위성의 형성 과정 탐사 ▲가스 행성 형성 과정 탐사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 속 바다 탐사…핵심 목표 ‘가니메데’ 자기장 특징까지 분석 기대
목성의 가장 큰 4개 위성인 가니메데, 유로파, 칼리스토, 이오는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의해 발견된 ‘갈릴레이 위성’이라고 불린다. 이들 가운데 이오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위성에는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UICE탐사선은 가니메데, 유로파, 칼리스토 속에 숨겨진 해양층과 얼음지각을 조사해 바다의 깊이, 염분 포함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들 위성에는 지구 바다보다 6배 가량의 물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 뿐만 아니라 세 위성의 지각 변동 및 화산 활동 등의 특징도 주요 조사 목표다.
갈릴레이 위성 가운데 가장 핵심 탐사 목표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인 ‘가니메데’다. 이 위성은 수성, 명왕성 등 어지간한 행성보다 크고, 위성 가운데 유일하게 고유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
JUICE 탐사선은 가니메데를 비롯한 세 위성의 해양 환경 특징을 비교함으로써 가니메데만의 특징을 밝혀낼 예정이다. 가니메데의 중력, 모양, 내부 구조, 자기장, 구성물 등의 특징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약 10개의 정밀한 과학장비가 활용되며, 위성을 덮고 있는 얼음 지각을 뚫어내기 위해 약 9㎞ 깊이까지 레이더 장비를 통한 측정까지 이뤄진다.
목성계 생명체 거주 조건 여부 파악 목표…목성계 분석으로 全 우주 외계행성 탐사도 진척 기대
목성의 위성들이 생명체 거주를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JUICE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위성들의 특징을 탐사하면서 생명체가 살기 위한 필수 조건들이 나타났는지를 함께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JUICE 탐사선은 생명체 형성·거주에 필수적인 탄소·산소·질소·마그네슘·철 등의 성분을 찾아내는 ‘고해상도 매핑(Mapping)’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목성의 위성 속에 숨겨진 지하 바다를 고려하면 생명체 거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목성 위성의 생명체 거주 가능성을 특정 지을 수 있다면 목성계나 태양계를 넘어 우주 전역의 얼음 행성·위성에서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모행성인 목성의 특징과 목성 위성의 형성 과정 자체에도 초점을 두게 된다. 목성은 굉장히 강력하고 독특한 중력, 자기장, 플라즈마 환경을 갖고 있다. 특히 목성의 자기장은 지구보다 20배 가량 더 강하다. JUICE 탐사선은 이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위성들이 어떻게 형성됐고, 모행성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 지 파악할 예정이다.
ESA, 주노-JUICE-유로파 클리퍼의 3대 목성계 탐사 임무 추진…미지의 목성 파헤친다
목성과 같은 가스 행성과 그 위성의 진화 과정은 아직 미지의 영역인데, JUICE 탐사선이 인류가 이 영역에 첫 발을 들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JUICE 탐사선은 목성과 목성계를 하나의 집단으로써 완전히 특성화할 계획이다. 목성계는 태양계 뿐만 아니라 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거대 행성들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목성계의 특성을 완전히 분석함으로써 외계 행성에서의 생명체 거주 환경 발생까지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JUICE 탐사선은 목성과 갈릴레이 위성 3개에 대한 탐사 이후에도 마지막 갈릴레이 위성인 이오와 보다 작은 목성의 내위성들인 메티스, 아드라스테아, 아말테아, 테베까지 관측할 예정이다.
아울러 ESA는 JUICE 탐사선과 별개로 유로파에 직접 착륙해 본격적인 탐사를 진행하는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까지 내년 중 발사할 예정이다. 유로파 클리퍼는 JUICE 탐사선 보다 1년 앞선 2030년 유로파에 도착해 유로파 바닷속의 생명체 흔적을 찾고, 미래 유로파 착륙선의 착륙 지점을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목성계를 향하는 이들 2개 탐사선이 모두 무사히 도착하게 되면 지난 2016년 목성에 도착한 ‘주노(JUNO)’ 탐사선과 함께 3대 목성 탐사 임무가 동시에 진행된다. 당초 인류는 주노와 갈릴레오 탐사선(1996~2003)으로 목성에 대한 탐색을 진행해 왔지만 위성을 비롯한 목성계에는 JUICE와 유로파 클리퍼가 그 첫발을 들이게 될 전망이다.
ESA는 “목성과 그 위성들은 태양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스템들 중 하나를 형성하고 있다”며 “JUICE 탐사선은 이 매혹적인 행성과 위성의 환경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