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피치는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대립, 재정 악화 및 국가채무 부담 등을 꼽았다. 피치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다.
이번 조치가 미국의 납세자와 소비자들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기적으로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은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PNC 파이내셜서비스그룹의 거스 파우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넌이벤트( nonevent)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오르긴 했지만, 크게 상승하지는 않았다. 상승률은 1% 미만이었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우, 차입 비용은 30년만기 모기지 금리에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미 모기지 금리는 올해 7%를 돌파했지만, 파우처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출) 금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 정부의 중장기 재정 건전성에 관한 납세자들을 향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파우처는 다수의 투자자는 부채한도 관련 정치적 다툼이 미국의 차입 비용에 미치는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미국 국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인 영국 투자은행 리버룸캐피털의 요하임 클레멘트는 “이번 등급 강등은 찻주전자의 태풍일 뿐”이라며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미국 국채를 대체할 투자처는 없다고 일축했다.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미 국채가 안전하다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재정 악화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체스터 스팻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미국은 상당한 재정 문제를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정치인은 표를 의식해 그런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어느 시점에서 미국 국회의원들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세금을 인상하거나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