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가 영역을 넘나들며 미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3대 모터쇼에 첫 참가하며, 현대자동차는 반도체 업체에 투자하고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IAA 모빌리티(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을 공유하고 모빌리티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로, 다음달 5~10일 개최된다.
LG전자는 별도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고 스폰서 자격으로 참가한다. 대신 행사 하루 전날인 9월4일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래 비전을 공개한다.
LG전자는 “IAA 모빌리티에서의 첫 발표를 통해 미래 차에 대한 비전을 제공하고 파트너와 고객에게 고도로 발전된 모빌리티 생태계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 “LG전자는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장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워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10 전장업체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찾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자율주행 ▲중앙 집중형 컴퓨팅 ▲V2X(차량·사물 간) 통신 등 세 가지 핵심 주제를 통해 자동차 메모리 기술을 소개한다.
리차드 월시(Richard Walsh) 삼성전자 반도체 DSE(유럽총괄) 메모리 마케팅 상무(VP)는 ‘차량용 메모리 기술 – IAA 모빌리티 2023과 향후 전망’ 기고문을 통해 “업계 리더들이 혁신을 선보이고 미래 변화를 위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처음으로 참가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증가로 더 많은 고성능 디스플레이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차량용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최신 기술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모터쇼 불참…CES 2024 참가
정작 현대자동차는 이번 모터쇼에 불참한다. 참석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고, 모터쇼에서 선보일만한 신차와 새로운 전략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현대차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참가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열린 ‘CES 2022’에 참가해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 등을 통해 인간의 이동 경험 영역을 확장하고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직접 CES에 참석해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초 진행된 ‘CES 2023’에는 불참했지만 내년 CES에는 참가, 그룹 차원의 수소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통한 비전 등을 공개할 전망이다.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의 융합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삼성·LG전자는 이미 전장 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삼성과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투자했다. 1억 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000만 달러, 2000만 달러를 투자해 전체의 절반을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