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의 외계성간천체 ‘1I/2017 U1(오우무아무아)’의 정체가 또 다시 뒤집혔다.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이 아니라고 14일 밝혔다.
오우무아무아는 2017년 하와이대학 팬스타즈팀이 발견한 최초의 태양계 바깥에서 온 성간천체다. 명칭은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소행성과 혜성으로 오인됐으나 형태, 궤도, 속도, 가속운동 등의 특징을 통해 외계에서 온 성간천체로 확인돼 ‘1I/2017 U1’로 명칭이 바뀌었다. 2018년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오우무아무아는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마치 로켓이 엔진 추력으로 가속되는 것처럼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중력 가속운동을 보였다.
티엠황 박사의 연구팀은 지난 2020년에도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표면에서 나오는 수소 기체로 인해 가속 운동을 한다는 유력 가설을 뒤집는 논문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2023년 상반기 천문학계에서는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으로 구성돼있어 성간물질을 통과해도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 제시됐다.
하지만 티엠 황 박사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 교수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과 물 얼음으로 구성돼있다는 주장 또한 수소와 물의 승화 현상을 고려하지 않은 이론이라고 지적했다. 수소·물 얼음으로는 오우무아무아의 비중력 가속 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한 추력을 만들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오우무아무아가 우주 공간에서 겪을 수 있는 중요한 가열 및 냉각 과정을 고려한 열역학적 모델을 제시했다. 오우무아무아가 빠른 속도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소 얼음이 기체로 승화돼야 하는데 이때 많은 양의 수소가 필요하다.
그러나 수소 얼음과 물 얼음으로 오우무아무아가 구성돼있다고 가정하고 표면 온도를 추정한 결과, 온도가 매우 낮아 오우무아무아를 추진할 힘이 부족하고 충분한 수소 얼음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엠 황 박사는 “오우무아무아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본질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라며 “향후 베라 루빈 천문대에서 이루어질 대형 시놉틱 관측 망원경(LSST)을 통해 많은 성간 물체를 탐지한다면 오우무아무아의 기원과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