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폐지를 놓고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 하겠다’던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주식 파킹과 배임 등의 의혹을 넘지 못하면서 지명 후 29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12일 오후 여가부 출입기자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저는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이전에 국민의힘 당원”이라며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위해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이 길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님께 누가 되어 죄송하다. 본인의 사퇴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9월13일 윤석열 정부 2대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가 언론인, 정당인, 여성 기업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며 뛰어난 소통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 전환기에 처한 여가부 업무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한 바 있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지명 다음 날인 9월14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언론 프렌들리(친화적)한 사람”이라며 적극 소통의 의지를 보였다. 여가부 폐지와 관련해선 “드라마틱 엑시트 하겠다”,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설에 대해선 “내겐 너무나 먼 그대” 등의 표현을 쓰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대변인 임명 시절 자신이 창업한 회사 위키트리(소셜뉴스)의 주식을 백지신탁하는 과정에서 시누이에게 매도해 ‘주식 파킹’ 의혹이 제기됐다.
위키트리 주식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나오자 김 후보자는 지명 6일 만인 9월19일에 ‘가짜뉴스’가 반복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 전까지 출근길에 질답을 주고 받는 ‘도어스태핑’으 중단하고 인사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에서는 주식 파킹 의혹 외에 2018년 이후 위키트리 관련 주식을 재매입하는 과정에서 딸의 자금 출처 의혹, 콘텐츠를 소비하면 암호화폐로 보상을 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팀잇’을 통한 가상화폐(코인) 축적 의혹, 위키트리 관련 전임 대표의 주식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배임 의혹 등이 제기됐다. 특히 배임과 관련해선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경찰청에 고발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이 회사를 운영했다. 불법을 저지른 적은 결코 없다”며 “제게 주어진 방법으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그동안 저를 믿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