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한국에서 고소득 직업, 높은 사회적 지위, 성공적인 결혼을 약속받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항공기 이착륙도 중단하고 시험을 치르는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AFP는 “9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시험은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시험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수험생들이 시험에 집중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조처를 한다”고 설명했다.
AFP는 특히 영어 듣기평가 시간인 오후 1시5분부터 1시40분까지 한국 내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된 것에 주목했다.
이 시간대 비행 중인 항공기는 관제기관의 통제를 받으며 지상으로부터 3㎞ 이상의 상공에서 비상 대기해야 한다.
AFP는 “시험으로 인해 90편 이상의 항공기가 이착륙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며 “수험생이 교통 체증으로 시험장에 지각하지 않도록 관공서와 주요 기업들도 출근 시간을 뒤로 늦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 시장도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개장했다”며 “경찰차와 오토바이가 늦은 수험생을 태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2022년 한국 사교육비 가계 지출이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6조원을 기록했다는 정부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이번 시험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킬러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과도한 교육 경쟁은 학생들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게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16일 치러진 수능에는 지난해보다 3442명 줄어든 50만4588명이 응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강력한 방역 수칙 아래 치러졌던 2021~2023학년도 수능과 달리 응시생들은 4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험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