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명계가 못 박은 당 쇄신 시한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결단도 임박했다. 문재인 전 정부 ‘3총리(김부겸·이낙연·정세균)’회동이 민주당 분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비명계의 잇딴 쇄신 요구에도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연말까지 이 대표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작업을 이어가고,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행동’도 구체적 공동 행동에 들어가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이들이 제시한 데드라인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이 대표는 이날까지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이 혁신의 무풍지대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통합 비대위 구성’ 요구에 대해 “민주 정당에서 나올 법한 의견” 정도로 평가한 게 전부다.
당내선 비명계 요구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다만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까지 나서서 통합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을 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도부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이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고심하는 것”이라며 “대표직 사퇴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제스처 없이 이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상황을 내버려두겠나”라고 반문했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 이 전 대표가 만나는 이른바 3총리 회동이 통합 혹은 결별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지난 24일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갖고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데 대해 우려하고, 이 전 대표를 포함한 이른바 ‘3총리 회동’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3총리 회동 가능성에 대해 “구체화된 것은 아닌 걸로 안다”며 말을 아꼈지만, 당의 두 원로가 나선 만큼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 회동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회동이 성사되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간 냉랭한 기류에도 변화가 따를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이 함께 나온다. 3총리가 당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할 경우, 이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독자 행보를 걷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역시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 대표가 이번 주 당 원로들과 잇달아 갖는 회동에서도 통합 메시지가 연이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오는 28일 정 전 총리와 비공개 회동을 가지는 데 이어, 내달 1일 권양숙 여사, 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합 없인 총선 승리도 없다는 것을 이 대표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아직 시간이 충분히 남아있다. 변수가 많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