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마다 주민들은 불안하고 또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부디 아무 일 없길 바랍니다.”
북한이 서해상에서 포병사격을 벌인 5일 오후. 연평면사무소는 낮 12시2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주민 대피방송을 내보냈다. 북한이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서해안 일대에서 포 사격을 했기 때문이다.
연평도에 “주민들께서는 사격훈련 진행 동안 인근 대피호로 안전하게 대피 바라며 야외활동을 자제 바란다”는 대피 방송이 울려 퍼지자 주민들은 서둘러 대피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평도 대피소에 몸을 숨긴 주민 A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오늘 북한의 포격소리를 직접 듣지는 못했다”면서도 “면사무소 안내방송에 따라서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0년 11월23일 포격 이후 대부분의 주민들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며 “이럴 때마다 주민들은 불안하고,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금 대피소 안에 있음에도 불과하고 불안감이 든다”며 “부디 아무 일 없길 바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같은 시각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거주하는 B씨는 “오전부터 백령도에서는 북한의 포성이 들렸다”며 “북한에서 포사격을 하면서 우리 군도 연평도에서도 포사격을 훈련을 한다고 들었는데, 지난 연평도 포격전이 생각 나 가슴이 뛴다”고 했다.
북측의 포사격 훈련으로 인해 해양경찰도 어업 활동 나선 백령도 어선 3척, 대청도 어선 3척을 입항 조치했다. 이날 연평도에서는 어업에 나선 어선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오후 1시 인천을 나서 연평도로 운항할 예정이던 ‘코리아프린세스’호도 통제됐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5일 오전 9시께부터 11시께까지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했다. 이로 인한 우리 국민과 군의 피해는 없으며, 탄착지점은 NLL북방 일대이다.
북한이 서해안 일대에서 포사격을 한 것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9·19 군사합의 1조2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합참은 “지난 2023년 11월23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한 이후 서해 완충구역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