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망 이후 현지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행정부 내부에서는 한때 3차 대전 우려까지 나왔다고 한다.
폴리티코는 20일 당국자 등을 인용해 작성한 ‘이란 대통령 사망 이후 미국이 두려워하는 한 가지’ 제하 기사로 라이시 대통령 실종부터 사망 확인 당시까지 바이든 행정부 내부 분위기를 상세히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국 당국자들은 종일 수색 작업과 관련한 정보가 추가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향후 중동 정세에 관한 우려도 그치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세 명의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수색 작업이 한나절가량 이어지자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이 충돌에 관해 누구를 비난할지에 관심을 기울였다”라고 전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비난할까 우려한 것이다.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는 짙은 안개 등 악천후 속에서 산악 지대를 통과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작을 주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라고 했다.
🇮🇷 THOUSANDS ATTEND IRANIAN PRESIDENT'S FUNERAL
Footage of today's funeral ceremony in Tabriz, Iran.
Traditional Iranian music and prayers are sung in anticipation for the arrival of the president's body.
Source: BBC https://t.co/6nmJBMiXSb pic.twitter.com/uFGNHg0sX6
— Mario Nawfal (@MarioNawfal) May 21, 2024
이와 관련, 한 행정부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잠시였지만 ‘이것이 세계 3차 대전의 시작인가’는 미친 질문이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이미 지난달 상호 공습을 주고받으며 역내 긴장을 키웠었다.
현재로서는 이란의 정책 급변이나 역내 긴장의 급격한 고조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차기 최도지도자 후보군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사망으로 인한 후계 불확실성을 주시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현재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집무실 실세로 꼽히는 55세의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잠재적인 후계자로 추측된다고 보도했다.
6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보수 강경파로, 성직자와 정치 엘리트에서 자랐다. 현재는 이란 내 최대 종교 도시인 쿰(Qom)에서 신학자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NYT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통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공화국을 세운 이란에서 친아들이 최고지도자 지위를 세습할 경우 체제에 대한 위험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 역시 “1979년 혁명 당시 이슬람 공화국 지도자들은 그들 체제가 서방 민주주의 국가뿐만 아니라 군사 독재 국가와 군주제 국가보다 우월하다고 평가했다”라며 세습이 이런 이들의 분노를 살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