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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갈등보단 평화, 건설적·미래지향적 첫 시도”
유엔총회선 ‘러 비난’ 유럽·우크라 결의안 가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4일 채택한 미국 주도의 결의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환영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이번 결의안은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갈등을 고조시키기보다는 평화의 길을 이야기하는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안보리 결의를 채택하려는 첫 번째 시도”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채택된 문안들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추가 노력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및 국제 안보 문제에 대한 세계 주요 국가들 간 건설적인 협력이 회복되지 않는 한 그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벤자 대사는 또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노력이 실패하지 않도록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 우크라이나 정권과 유럽 후원자들로 대표되는 전쟁 당사자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오늘 미국의 결의안을 오염시키고 왜곡하려는 시도는 이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진정으로 이루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미 기한이 지난 우크라이나 갱단 지도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와 그의 꼭두각시들이 미국의 노력을 방해하도록 하게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신속한 전쟁 종결을 촉구하는 미국 주도의 결의안을 찬성 10표, 반대 0표, 기권 5표로 가결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은 찬성했고 영국, 프랑스, 덴마크, 그리스, 슬로베니아는 반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을 묻지 않아 유럽의 반발을 샀다.
결의안은 러시아 침략에 대한 언급 없이 짧게 세 단락으로 “분쟁의 신속한 종식을 촉구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속적인 평화를 더욱 촉구한다”고 하고 있다.
도러시 셰이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는 단순하고 역사적인 성명”이라며 “결의안은 종전이라는 하나의 단순한 생각에 초점을 맞췄다. 평화로 가는 길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반면 같은 날 유엔 총회에선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승인했다. 유럽연합(EU)이 초안한 이 결의안은 찬성 93표, 반대 18표, 기권 65표로 통과됐다. 미국, 러시아, 벨라루스, 북한 등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이전 유엔 총회 결의에선 140개국 이상이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고 즉각적인 철수와 우크라이나 4개 지역 합병 취소를 요구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다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주말 사이 총회 결의안 폐기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거부했고, 이 때문에 양측이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국가들의 지지를 더 얻기 위해 외교적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고 가디언은 부연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법적 구속력이 있지만, 총회 결의는 구속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