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가 1470원을 넘어서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예상보다 강력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반발에 위험회피가 짙어진 영향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도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67.8원)대비 5.4원 오른 1473.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09년3월13일(1483.5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3.2원 오른 1471.0원에 장에 나서 장중 한때 1473.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4일만 해도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일부 해소로 환율은 32.9원 떨어지며 2년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그러다 7일에는 트럼프 관세에 중국 등 주요국들의 반발에 33.7원 올라 2020년 3월19일(+40원)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이는 등 요동치고 있다.
이날 환율 고공행진에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따른 달러 강세 여파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직후 중국은 10일부터 미국산 상품에 대해 미국이 부과한 34%와 같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맞불 전략을 내놨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8일까지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그것은 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지난 3일 146선까지 떨어졌던 달러지수는 147선 초반으로 올라왔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도 원화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인민은행은 이날 미국 상호관세 발동, 중동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 내외 정세 동향, 경기추이, 금리차 등을 반영해 1달러당 7.2038위안으로 고시해 전날(7.1980위안)에 비해 위안화 가치를 더 낮췄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1%) 내린 3만7965.60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0.23%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 올랐다.
증시에서 외국인의 팔자 행렬도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이날 개인 매수세에 0.26% 상승해 2334.23까지 올랐다. 하지만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6484억원과 1023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은 외국인의 734억원 순매도에도 1.1% 올랐다.
한편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날 발간한 ‘4월 금융시장 브리프’에서 “유럽 경기회복 기대, 일본은행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국내 정치 불확실성 완화 등 하방요인과 트럼프발 외국인 증시 매도세에 의한 상방요인 충돌로 1440~1480원 내외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