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6·3 대선 출마가 가시화하면서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빅텐트’를 내세우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행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이르면 30일 사퇴 후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일이 5월3일, 공직자 사퇴 시한이 5월 4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주 초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대행이 사임 이후 무소속 출마가 아닌 국민의힘에 입당해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경선을 치를 수 있다는 구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27일 뉴시스에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대선을 치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 대행이 입당하면 선출된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려서 경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호남 출신의 통상 전문가로 ‘이재명 대항마’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후 한 대행 출마가 가시화하면서 출마에 부정적이던 경선 후보들도 단일화 문을 열어뒀다.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 입장을 밝혔고, 안철수 후보는 한 대행의 출마에 반대하면서도 ‘반(反)이재명 연대’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한 대행이 결단해야 할 시기가 왔다”며 “우리 당 최종 후보가 진짜 경쟁력을 가지려면 한 대행과 단일화해서 이겨야 하는 것 아니겠나. 단일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와 붙는 건 지형상 불리하다는 걸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통상 전문가로 꼽히는 한 대행이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건 최근의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전쟁과도 무관하지 않다. 세계 경제와 외교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경제를 아는 관료 출신인 한 대행이 차기 대통령으로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과, 안정적인 이미지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와 한 대행간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다만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민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네거티브 공세를 버틸 수 있을지도 변수다. 일각에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스스로 포기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케이스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영남권 중진 의원은 “중요한 건 국민과 당원들이 얼마나 원하느냐는 것”이라며 “한 대행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당심도 그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