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내핵이 회전을 멈췄으며 역방향으로 회전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CNN이 25일 보도했다.
지구는 표층과 맨틀, 외핵, 내핵으로 구성돼 있다. 지구 표층에서 5000여㎞ 깊이에 있는 내핵은 단단한 고체로 액체 상태인 외핵과 반고체 상태인 맨틀에 둘러싸여 있어 지구 회전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회전할 수 있다.
지구 내핵은 반지름이 약 4000㎞로 화성과 비슷한 크기다. 대부분 철과 니켈로 구성돼 있으며 지구 총 중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내핵의 회전 속도를 알기 위해 1960년대 이래 내핵을 통과한 지진파를 연구해온 북경대 부연구원 이양과 샤오동 송 석좌교수는 지난 23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지구과학)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2009년부터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내핵의 회전이 멈춘 것 같다고 밝혔다.
두 과학자는 “내핵이 최근 10년 새 거의 회전을 멈추었으며 역전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놀라는 사실들을 공개한다”고 논문에 썼다. 그들은 “1980년~1990년 10년 동안에도 분명한 변화가 있었으나 2010년~2020년 사이의 변화는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내핵의 회전은 외핵의 자기장에 의해 발생하며 맨틀의 중력 효과로 상쇄된다. 내핵의 회전을 연구하면 지구의 각 층 사이의 상호작용 등 여러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내핵의 회전 속도는 논란의 대상이다.
호주국립대 지구물리학자 흐르보예 트칼칙 교수는 “내핵이 아직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내핵이 10년 전보다 회전 속도가 느려져 지구 다른 층과 속도를 맞추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큰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논문 저자들은 전자기장과 중력장의 작은 불균형이 내핵의 회전을 늦추거나 역전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70년 주기로 내핵 회전 역전이 발생하며 1970년대 초에도 발생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칼칙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내핵 회전 사이클이 20년에서 30년 주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