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수정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정기예금 금리 인상 등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은행은 6일부터 예치기간 5년 이상에 이르는 정기예금 금리를 현행 0.002%에서 0.2%로 100배 수준으로 올린다.
10년 만기 예금금리의 인상은 12년 만이다. 기한에 관계없이 일률 0.002%였던 예금 금리는 5년·6년 만기 예금 금리는 0.07%, 7년·9년 만기예금은 0.1%로 금리를 인상했다.
일본은행의 잇따른 금융정책 수정으로 장기금리는 0.9%대로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일본의 대형 은행 관계자는 “일본은행이 정책 수정에 나서 5년 이상 금리 수준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자 미쓰비시UFJ가 예금금리를 인상한 것 아니겠느냐”고 신문에 말했다.
앞으로의 금리 상승을 노린 예금량 확보가 중요해진 것도 배경에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짚었다. 한 대형 은행 고위 관계자는 “예금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계좌 수와 예금량 증가가 은행에 중요한 국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쓰비시UFJ은행의 결정에 따라 당장은 멀다고 생각했던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은행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스미토모생명보험은 11월1일부터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일시불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약 7년 만에 0.9%에서 1.0%로 올렸다. 이보다 앞서 10월에도 0.75%에서 0.9%로 올렸다. 2개월 연속 이율을 인상한 셈이다.
메이지 야스다생명보험도 12월1일 이후 계약분부터 교육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학자금보험 예정이율을 0.75%에서 1.3%로 6년 만에 인상한다.
금리 상승을 감안한 각사의 움직임은 일본의 가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짚었다.
일본의 가계는 약 2000조엔의 금융자산을 안고 있지만 수취이자는 2020년 말 기준 5조7000억엔으로 가계의 이자수입은 정점인 1991년 38조9000억엔에서 85% 줄었다. 1980년대 중반 56%였던 대형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일본은행의 저금리 정책으로 최근에는 거의 제로(0)%에 그쳤고 금융상품의 이율은 계속 떨어져 왔다.
반면 금리 상승은 기업의 차입금리나 개인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등 역풍이 되기도 한다. 일본의 채무 잔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60%에 달해 선진국 중 최악 수준이란 점에서 빚을 갚는 데 쓰는 국채비가 늘어나면 재정의 지속성 측면에서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쓰비시UFJ은행도 기간 5년 미만인 정기예금 금리를 0.002%로 이번에 동결하는 등 금융상품 이자율 인상은 아직 제한적이다”라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재검토되면 폭넓은 금융상품으로 이자율을 바꾸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