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백악관으로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하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을 가지고 2기 집권 행보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FDI 추적 기업인 FDI 마켓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신규 FDI 프로젝트 비중은 지난해 11월 기준 14.3%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11.6%) 대비 2.7%p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해외 진출 기업이 투자 대상국에 생산시설이나 법인을 직접 설립해 투자하는 방식인 ‘그린필드 FDI’ 프로젝트는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12개월 동안 2100개 이상을 유치했다.
미국에서 발표된 신규 그린필드 FDI 프로젝트의 추정 가치는 해당 기간 1000억 달러 이상 증가해 227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그린필드 투자 증가는 반도체와 산업 장비, 건설, 전자 부품, 재생 에너지, 항공우주 분야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이뤄졌다고 FT는 전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신규 그린필드 FDI 유치 건수가 400건 미만에 불과했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까지 10년간 매년 1000여건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의 신규 투자 프로젝트도 같은 기간 1110여건에서 470건로 급감했다. 이는 18년 만에 최저 수치라고 FT는 부연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FDI 유치 급증 이유에 대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에서 활발한 소비자 수요와 정부의 인센티브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경제학자 인네스 맥피는 “미국은 점점 더 많은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를 유치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곳보다 강력한 수요 전망과 훨씬 더 강력한 생상선 성장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경제에만 좋은)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과 기업에 유리한 경제 정책 등이 “단기적으로 미국에 투자할 이유를 더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씨티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네이선 시츠는 미국에서의 급증은 부분적으로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에 따른 투자 인센티브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의 투자 및 기업 부문 투자 연구 책임자인 리처드 볼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투자자들에게 “투자 인센티브와 경제 상황을 바꾸지 않는다”며 “그 관점에서 볼 때, 세계 투자에 대한 미국의 매력도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FT는 “미국이 글로벌 국경 간 투자 프로젝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를 시작한다”며 “세계 최대 경제의 ‘예외주의’가 국내 수요를 강력하게 만들어 외국 자본 유입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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