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 시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위기 상황이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한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소비자 자전 부문을 이끌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 부회장의 별세로 리더들이 ‘위기’라고 언급하고 있는 한국 기술 기업에 충격을 줬다고 했다.
WSJ은 “최근 몇 년 간 기술 업계가 인공지능(AI) 붐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원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비틀거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문은 “라이벌 SK하이닉스는 삼성을 제치고 엔비다이에 AI 칩 및 기타 관련한 기술에 필요한 틈새 유형의 메모리를 제공”했다며 “지난해까지 애플은 2년 연속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파트폰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또 대만의 TSMC는 “첨단 칩 제조 분야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시절 삼성전자는 반도체법 보조금 정책에 힘입어 미 텍사스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철회하며 이러한 베팅은 이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난해 애플과 SK하이닉스, TSMC의 주가가 각각 최소 25% 이상 급등한 데 비해 삼성전자의 약 22% 하락한 점도 비교된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WSJ은 “특히 우려되는 점은 삼성이 중국 스타트업에 비해 기술적 우위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의 SMIC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분에서 세계 3위에 오르며 2위인 삼성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노(CINNO) 리서치의 리우위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의 상황을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언급한 점을 두고 “즉각적 위협이라기 보다 삼성 내부의 긴박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