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는 이날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3월 신차 판매량이 전달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차 매장에 몰려드는 소비자들의 모습을 전했다.
뉴욕시의 스웨덴 고급차 브랜드 볼보 판매점에서는 주말 동안 고객 응대로 분주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닛케이에 “25%나 더 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비 심리를 자극하듯 일부 자동차 매장들은 관세 발효 전에 구매를 유도하는 광고를 늘리고 있다.
픽업트럭 등 고가 차량을 미리 구매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3월 미국 신차 판매량이 145만 대를 넘어 전월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에서는 관세 발효 후 신차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JP모건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평균 판매 가격이 11%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차량 1대당 최대 5300달러(약 782만원) 인상되고, 월 신차 할부금도 6~9%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브랜드는 이미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차종의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고 2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신차 가격 인상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중고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월 중고차 판매량은 156만대로 전월 대비 16%, 전년 동월 대비 6% 증가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중고차 가격 지수는 이미 2월까지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자동차 업계는 관세로 인한 신차 가격 인상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5월 중순께부터 가격 인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딜러들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 확보에 힘쓰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몇 개월 치 재고를 비축하며 “당분간은 재고 판매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기대만큼 가격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업계의 주요 경영진들에게 “관세를 이유로 가격을 인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을 올리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만약 제조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차종이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부품 공급업체와 딜러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