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2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우리나라 대미 수출액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애스턴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수출이 7.5%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 주요국 중 5번째로 높은 수출액 감소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인 6838억 달러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최소 512억 달러 수준의 수출액 감소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단순 계산되는데 대미 수출액 1278억 달러 중 약 40% 가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전문가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이후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양국간 관세율이 0% 수준에 수렴하는데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한 것은 다소 과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이에 따른 대미 수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상호관세율이 25%로 다소 높게 나온 것 같다”면서도 “자동차, 철강 등 기존에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상호관세를 더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반도체의 경우 상호관세로 수출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미국 내에서 공급하는 물량이 부족한 만큼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은 있겠지만 견딜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냈다.
그는 “그동안 수출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를 하고 베트남에 다수 진출을 했는데 중국, 베트남에 미국이 상호관세를 각각 34%, 46%의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대미 수출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백 교수는 “대미 수출 타격이 상당할 것 같다”며 “현대차가 미국 내 생산공장을 짓는다고 발표를 했지만 완공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고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관세를 부과 받을 수 밖에 없어서 우리나라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주요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글로벌 무역장벽이 높아지게 돼 우리나라에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진다”며 “환율도 불안해지고 수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진교 GS&J 원장은 “미국이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우리나라에 관세 부과율을 25%로 정했는데 다소 높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국가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른 국가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향후 우리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선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세 부과시 언급된 비관세 장벽 철폐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방안을 찾아 협상 카드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구기보 교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월령제한 해제 등을 주요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가 소고기 수입에 대해 월령을 제한한 것은 광우병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인데 이후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늘어나더라도 한우 농가가 타격을 받기 보다 호주산 소고기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선 대미 무역수지 흑자폭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미국이 무역 적자를 빌미로 관세를 부과한 만큼 소고기 수입 및 원유 수입량 확대 등의 노력을 하겠다는 방식으로 관세 인하 협상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백철우 교수는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직접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제약적일 것 같다”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수출 보증, 수출 금융 등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협상을 하지 않은 단계라 향후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본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 등을 협상하면서 미국과 주고 받는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서진교 GS&J 원장은 “협상을 예전처럼 해서는 안된다”며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고 투자를 해달라 등 원하는 것이 명확한 만큼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협상을 진행하면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상황이 제도적으로 불균형하다. 비대칭적이라고 말한 만큼 관세 이외의 비대칭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현 상황보다 진전된 안을 가지고 관세율을 완화해달라고 타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