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렌트를 줬다가 집이 마리화나 소굴이 됐다.
한인 안철민(가명)씨는 가디나 인근 자신의 콘도를 렌트로 내놨다.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뛰어 렌트가 나갈까 고민했지만 부동산 에이전트는 렌트 계약을 맺었다.
신원조회와 크레딧 조회 그리고 디파짓까지 다 받고 안심하고 렌트를 줬다.
렌트비도 꼬박꼬박 잘 내고, 집도 문제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폭염이 절정에 달할 때 에어컨이 문제가 있다고 해 에어컨 수리기사를 보냈고, 마침 여유 시간도 생겨 집을 방문했다.
세입자에게 미리 ‘에어컨 기사님이 가실 거고, 공사 상황을 보기 위해 나도 직접 방문할 것인데 괜찮겠냐’는 문자를 보내고 세입자 허락을 받고 자신의 콘도를 방문했다.
안씨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문을 열자마자 집안에서 마리화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집안은 비교적 깨끗이 잘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마리화나 냄새였다.
안씨는 에어컨 기사에게 “혹시 이 냄새 잘 빠지겠느냐?” 라고 묻자 에어컨 기사는 “담배에 찌든 집은 냄새 빼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청소도 해야하고, 벽도 다 긁어내고 새로 칠해야 하고”라고 답했다.
안씨는 이미 렌트를 준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콘도를 나섰다.
그러자 주차장에서 이웃이 딴지를 걸었다.
한 이웃 여성은 안씨를 보자마자 “왜 저런 사람들에게 렌트를 줘서 콘도 분위기를 망쳐놓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여성의 말에 의하면 밤새 마리화나 냄새가 콘도 전체를 진동하고 주말에는 밤 늦게까지 고성이 오가고 음악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주의를 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여성은 특히 아이들에게 마리화나 냄새를 설명하기도 어렵겠지만 아이들이 냄새를 맡게 하고 싶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미안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세입자들에게 주의만 줄 뿐 마땅히 내보낼 명목이 없다.
세입자 권익 옹호 단체는 “마리화나는 이미 LA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에서 합법”이라고 말하고 “술을 많이 마신다고 세입자를 내 보낼 수는 없다”고 비유하며 말했다.
안씨는 세입자 문제와 관련해 HOA로 부터도 이메일을 받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일단 세입자가 스스로 이사 가기를 기다릴 뿐이라고 답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