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파괴에 대한 두려움이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많은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기후 파괴에 대한 강한 우려가 사람들이 아이를 적게 낳거나 아예 낳지 않는 것을 희망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의 주 저자는 호프 딜라스톤 박사다. 이 연구는 미국 ‘플로스 기후’(PLOS Climate) 저널에 9일 게재됐다.
딜라스톤은 아이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인구 과잉이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염려하는 것이 아이를 갖지 않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딜라스톤은 환경과 관련된 정치적 이유도 발견했다. 10년 전 남편과 함께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엠마 스마트는 지난 10년 동안 야생동물 보호 분야에서 일하면서 삶 전반에서 환경 운동을 하고 있다.
스마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모와 삼촌이 되는 것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싸우고 위험을 감수하며 희생하는 것도 좋아한다”며 “조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환경보호운동을 하다보면 체포될 수도, 감옥에 갈 수도, 우리 시대를 희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딜라스톤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가 복합적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연구에서 밝혔다.
딜라스톤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문제가 각국마다 달랐다”며 “잠비아와 에티오피아에서만 나타난 우려는 가족의 생존 능력과 자원 획득 능력에 관한 것”이었고 밝혔다.
그는 “이곳 사람들은 아이들이 너무 많으면 생존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먹을 식량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기존 문헌들을 분석한 연구로, 446개의 문서를 조사하여 사전 정의된 기준에 부합하는 13개의 연구를 선별했다. 선별된 연구들은 주로 2012년~2022년에 미국, 캐나다, 유럽 국가 등 북반구 지역에서 진행됐다.
이 연구는 기후와 관련된 우려가 생식의사결정에 어떻게 그리고 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탐구한 최초의 체계적 연구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딜라스톤은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출산과 관련된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공공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