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이나 소시지 등과 같이 가공을 많이 거친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을수록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오하나 교수 연구팀은 경기도 안산과 안성에 거주하는 40∼69세 7438명을 대상으로 초가공식품 섭취가 제2형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장기간에 걸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9일 밝혔다.
초가공식품은 주로 변형·튀김 등과 같은 제조 기술을 사용하고, 맛과 향을 내기 위해 착색제, 감미료, 보존료 등과 같은 첨가물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문제가 된 햄과 소시지를 비롯해 과자, 초콜릿, 빵,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이 해당한다.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시간 경과에 따른 특정 집단의 질병 양상을 추적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103개 항목의 설문지를 사용해 2001∼2002년 추적조사 시작 당시 음식별 섭취량을 조사했다. 또 2019년까지 당뇨병 발병 여부를 관찰했다. 해당 기간에 진행된 건강검진에서 총 1187명이 당뇨병으로 확인됐다.
초가공식품 섭취량 정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을 때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견줘 당뇨병 발생위험이 평균 34%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햄과 소시지는 초가공식품 중에서도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컸다. 연구팀은 햄·소시지 섭취량이 1% 증가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40%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이스크림, 라면, 탄산음료도 당뇨병 발생 위험을 각각 8%, 5%, 2%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하나 교수는 “이미 다른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일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The journal of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