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로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난 곳은 켄터키주 메이필드의 한 양초공장이다.
이 공장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철야 가동 중이었는데 경보가 울린 후 2시간30분이 지나서야 대피했다.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준수됐는지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렉싱턴 헤럴드-리더와 켄터키 닷컴 등 지역 매체는 여전히 많은 질문이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며 경보가 울린 후에도 공장 근로자들이 대피하지 못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보도했다.
피해가 집중된 켄터키주의 앤디 베셔 주지사는 이날 “8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메이필드 양초공장에서는 성탄절 양초 수요를 맞추기 위해 24시간 가동했는데, 토네이도가 강타했을 때 공장에는 110여명이 근무 중이었다고 한다.
이날 오전에는 40명 가량만 구조된 상태였다. 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이날 밤에는 공장에서 90명의 사람들이 구조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공장 측은 8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밥 퍼거슨 공장 대변인은 “많은 직원이 대피소에 모여 있다가 폭풍우가 그친 뒤 공장을 떠났다”며 “전기가 끊기고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연락이 안 됐다”고 했다.
이 공장에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여러 목격자는 10일 오후 7시께 토네이도 경보가 울렸고 오후 9시30분부터 근로자들이 공장 내 일부 장소로 피신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또 관계자들은 토네이도가 닥쳤을 때 공장 근로자 대부분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건물의 지정된 장소에 대피했다고 말했지만 일부는 복도와 화장실 등으로 피했다고 보고했다. 제대로 된 대피 시설도 갖추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2019년 미 직업안전보건청(OSHA)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장을 운영하는 메이필드컨슈머프로덕츠(MCP)는 전기 보호 장비 부족과 기타 안전하지 않은 작업관행 등 7건의 안전수칙 위반이 확인됐다.
공장 측은 공장이 문을 닫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직원들이 공장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것이 집으로 가는 도로에서 보내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사고 후 낸 성명에 대피소 운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지위도 쟁점이다. 당시 공장에는 인근 그레이브스카운티 교도소의 수감자들도 직장 프로그램의 하나로 일하고 있었다. 또 양초공장이 있는 메이필드시는 인구 1만명 중 18%가 라틴계로 구성돼 있는데 공장에서 일하는 이주민 대부분은 불법체류 이민 노동자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돕고 있는 커뮤니티 관계자는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멕시코, 과테말라, 푸에르토리코 등 중남미에서 온 이주민이 여러 공장의 인력으로 쓰이는데, 사고 피해가 컸던 메이필드 양초공장도 그런 공장 중 하나”라며 “라틴계 공동체는 이 비극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한탄했다.
켄터키 닷컴은 “공장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하고, 나아가 켄터키 전역에 걸친 비상 대비책을 제대로 마련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