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9일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2019년 초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세다.
6일 마켓워치와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85달러(1%) 오른 배럴당 87.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11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56달러(0.6%) 오른 배럴당 90.60달러를 기록하며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6일 이후 최고치다.
KCM트레이드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팀 워터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러시아 등 비오펙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들이 “유가를 더 높게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라보뱅크의 조 드로라 수석 에너지 분석가는 “공급 감축이 높은 가격을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급 감산을 멈추지 않으면 내년까지 유가가 세 자릿 수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오펙플러스가 감산을 내년 말까지 완전히 유지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을 점진적으로 늘릴 경우 내년 12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7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다만 유가가 100달러에 도달하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선임 분석가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이미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에 반영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가기엔 험난할 것 같다”고 봤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로 인해 추후 오히려 유가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오즈카르데스카야는 결과적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기 위해 긴축정책을 유지하는 것 외에 별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면서 “이는 추가 금리 인상을 의미할 수도 있고, 제한적 수준의 금리 유지를 의미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경기침체와 글로벌 수요 우려로 인해 유가는 유턴해 가격이 저렴해진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유가 상승세로 인한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98.78포인트(0.57%) 하락한 3만4443.1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보다 31.35포인트(0.70%) 내린 4465.48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48.48포인트(1.06%) 하락한 1만3872.4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