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독일의 인기 유튜브 채널이 저출산 위기 국가로 한국을 조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과학, 의학, 미래 등을 주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올리는 독일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는 지난 4일 ‘한국은 왜 망해가나'(Why Korea is Dying Out)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태극기가 흘러내리는 이미지를 섬네일(작은 크기의 견본 이미지)로 써 관심을 모았다. ‘망해간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며 지적한 것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저출생 문제였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8명을 기록한 사실을 전하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또 저출생 문제로 인해 인구가 단순히 감소하는 것 뿐 아니라 인구 구조가 심각하게 고령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현재 젊은 인구가 100명이라면 2100년에는 그 숫자가 6명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100년 안에 한국의 청년 94%가 줄어든다. 노인의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상은 “2100년 한국의 인구수는 2400만 명이 될 것으로 본다. 이는 1950년대로 돌아간 수준”이라며 “문제는 1950년 한국의 중위연령이 18세(만 19세)였다면, 2023년에는 45세, 2100년에는 59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위연령은 한 나라의 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로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령을 뜻한다. 중위연령이 높을수록 노인 인구가 많다는 의미다.
이처럼 노동력을 공급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살)가 줄고 고령화가 이뤄지면 사회가 감당해야 할 의료비와 빈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도 짚었다.
현재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중국이다.
영상은 수십 년간 산아제한정책을 펼친 중국 역시 인구구조가 변화하며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됐고, 최근 중국의 성(省)급 행정구 31곳 중 11개가 연금 적자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혁신이 어렵다는 점은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또 다른 문제다.
영상은 “고령화 사회에선 선출 정부가 노인 인구의 이익을 대표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사고하는 사회, 혁신보단 기존의 것을 유지하는 걸 선호하는 사회로 이어진다”며 “기후변화 등의 미래 문제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투자와 신선한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그게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성평등 ▲보육비 지원 등 부모에 대한 재정적 혜택 ▲안정적인 집값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영상을 본 세계 각국의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공감과 우려를 표했다.
누리꾼들은 “꿈이 교사인데 학생 수 감소로 교사가 없어진다고 해 힘들다”, “그리스에서도 인구 고령화를 크게 느낀다. 특히 그리스 정치인들은 퇴직자를 위한 복지를 제공하면서 당선돼 왔고, 이에 부담을 느낀 젊은 세대가 떠나면서 고령 인구를 부양할 인구가 적어졌다”, “영국도 벼랑에 직면했다. 교사와 보육시설은 부족하고, 저렴한 주택의 상태는 열악하다. 언젠가 아이를 갖고 싶지만 실제로 낳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31살이고 노르웨이에 살고 있다.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아파트를 살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금도 새로운 도시로 이사 와서 도전 중이다. 데이트도 못 하는데 아이는 어떻게 낳을 수 있겠나”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262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에는 1만8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