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몬트주 경찰이 팔레스타인 대학생 3명이 습격당한 사건과 관련해 증오범죄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몬트주 벌링턴 경찰은 백인 남성이 지난 25일 버몬트 대학교 인근을 지나던 팔레스타인 대학생들에게 접근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총을 4발 쏜 뒤 현장에서 도주했다고 밝혔다.
벌링턴 경찰은 26일 성명에서 “부상자 2명은 몸통 그리고 1명은 하체에 총상을 입었다”며 “부상자들은 병원에 입원했고 이 중 1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미국 내 무슬림 인권 단체인 ‘미국-아랍차별반대위원회(American-Arab Anti-Discrimination Committee·ADC)’는 성명에서 학생들이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부상자 2명은 미국 시민권자이고 또 1명은 합법적인 미국 거주자라고 발표했다.
학생들의 부모는 “부모로서, 우리의 아이들이 벌링턴에서 표적이 되고 총에 맞았다는 뉴스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우리는 사법당국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해 더 철저한 조사를 하길 기대한다”며 “어떤 가족도 이런 고통을 당해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은 헌신적인 학생으로서 공부에 집중하고 미래를 설계할 자격이 있다”고 전했다.
ADC는 이들 학생이 각각 브라운대, 해버퍼드대, 트리니대 학생으로 학생 중 1명의 할머니와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내기 위해 벌링턴에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ADC는 학생들이 공격을 받을 당시 아랍 사람들이 걸치는 카피예라는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ADC는 “학생들이 아랍인이라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공격에 동기가 있다고 믿을만하다”고 주장했다.
존 머래드 벌린텅 경찰국장은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와 연관됐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불필요한 추측을 자제할 것을 시민들에게 요구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와 연관됐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에 대비해 연방수사 당국 및 검찰과 접촉했다”면서 “경찰의 최우선 순위는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위치를 파악하고, 체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을 겨냥한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남서부에 거주하는 한 70대 남성이 지난달 14일 한 주택에서 흉기로 휘둘러 6세 팔레스타인계 소년이 사망했으며 그의 어머니는 부상했다. 이들은 이 주택에 살던 세입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