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의 만남이 오는 18일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문재인정부 3총리 연대설 등으로 계파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시점에 세 사람이 만나는 것이어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을지 주목된다.
‘길위에 김대중’은 내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작된 작품이다. 정치권 대다수가 DJ정신 계승을 기치로 내세우는만큼 이날 시사회에는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달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예정된 ‘길위에 김대중’ VIP시사회에 이재명 대표, 이낙연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참석한다. 주최 측에서 초청했고 모두 참석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세균 전 총리도 초청 받았으나 개인적 사유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미리 잡혀있던 일정이 있어 참석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윤석열 정권과 이재명 체제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도 만났을 때 현 지도부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히자 ‘3총리 연대설’이 대두됐다. 또 원외 조직인 ‘민주주의 실천행동’의 창당 준비, 원내 혁신모임 ‘원칙과상식’의 활동 등이 맞물리면서 ‘신당 창당’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의 단합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는 바로 다음날인 7일 “사진 한 장 찍고 단합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 의미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후 양측 간 실무 단위의 조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다큐’ 시사회는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주최 측은 VIP시사회인만큼 사전환담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상임고문(전 국가정보원장), 이재명 대표, 이낙연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 등 인사들이 사전환담장에서 마주하면 고조된 갈등을 풀어내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자리 배치에 따라 상영관에서도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길위에 김대중’은 기획 기간만 10년이 걸린 작품이다. 2013년 김대중평화센터와 김대중추모사업회가 기획했고, 이희호 여사의 허락을 받은 뒤 2019년 명필름·시네마6411이 함께 제작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다큐멘터리 영화 ‘노회찬 6411’을 만든 민환기 감독이 연출로 합류했다.
작품은 김 전 대통령 생애 전체를 담지 않고 사업가이던 김대중이 정치에 투신한 후 독재에 맞서다가 숱한 탄압을 견뎌내는 과정, 미국 망명 시절 이야기, 그리고 1987년 12월 대선에 출마하기까지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납치 당하고 살해 위협을 받았으며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
민 감독은 지난달 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인에서 투사가 되고, 투사에서 사상가가 되고, 사상가에서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다”며 “그래서 최종적으로 김 대통령이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오는 1987년까지만 다루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