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폭스 뉴스에 대항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적극 지지하면서 트럼프를 공격해온 MSNBC 방송이 대선 토론회 이후 바이든의 대통령 직무 수행 능력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의 선임 보좌관 출신으로 MSNBC 방송의 진행자가 된 사이먼 샌더스-타운센드가 “토론회에서 잘 하지 못했다. (바이든 나이를 두고) 수근거림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공보 비서 출신으로 진행자가 된 젠 사키도 “직접 본 사람이라면 잘 못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이 레이드 진행자는 바이든이 “당내 불안을 진정시켜야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알렉스 와그너 진행자는 바이든의 답변이 “두서없고 앞뒤가 맞지 않았다. 나이가 많고 대화하다가 자주 멍해진다는 사람들 생각을 깨트리지 못했다”고 했다.
최대 인기 진행자인 레이첼 매도우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민주당이 “걱정하기보다 행동해야 한다”고 하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언론 전문가들은 오래도록 진보 진영의 기수역할을 해온 MSNBC의 논조 변화가 중대한 일이라고 말한다.
민주당 전략가 마이클 스타 홉킨스는 “폭스 뉴스가 어떻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CNN이 어떻다는 것도 잘 알고 민주당 주장을 적극 반영해온 MSNBC가 어떻다는 것도 안다. 그런 MSNBC 진행자들이 ‘와우, 바이든이 못할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은 충격”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이든과 카말라 해리스에 대해 우호적으로 대해온 아침 방송“모닝 조”의 논조 변화가 두드러진다.
아침 방송을 빠트리지 않고 보는 바이든은 “모닝 조” 진행자 조 스카보러와 자주 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진행자가 토론회 다음날 아침부터 바이든이 “어젯밤 비극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스카보러는 바이든을 좋아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계속 거짓말을 하는데도 바이든이 한 번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도 했다.
1일 아침방송에서 스카보러의 공동 진행자인 미카 브레제진스키는 바이든에 대한 평가가 아직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토론회가 3일이나 지났는데 바이든이 왜 그랬는지가 이해되지 않는다. 약하고 쉰 목소리, 기본적인 생각조차 못한 일, 무엇보다 트럼프의 끝없는 거짓말을 비난하지 못한 점 등이 그렇다”고 했다.
메릴랜드대 방송 언론 전문가 마크 펠드스테인 교수는 토론회 참패가 너무 두드러져 바이든 최대 지지 방송마저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분명한 재앙을 재앙이 아니라고 하면 MDNBC의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헤이즈 진행자는 “대통령을 결정하는 사람이고 소통하는 사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좋은 결정을 내려왔다고 보지만 현재로선 소통을 잘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