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화려한 복귀로 달러화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규모 관세 부과 정책이 ‘미국만 부흥할 것’이란 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세금 인하 및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등의 정책이 종국엔 미국 재정 악화로 이어져,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인덱스, 한 달 새 3%↑…4개월여 만에 106 돌파
14일 뉴욕타임스(NYT)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2시께(한국시간 14일 오후 4시) 전장 대비 0.05포인트 오른 106.72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6거래일 연속 상승이자, 한 달 전과 비교해 3.02% 오른 것이다. 특히 달러인덱스가 106을 돌파한 것은 지난 6월26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달러인덱스가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면 그만큼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트럼프의 공격적 정책, 미국’만’ 부흥 심리 자극…”향후 몇 달 안에 7% 더 오를 것”
이 같은 달러 강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격적 정책 제안이 시장 투자자들에게 ‘미국 경제만 부흥할 것’이란 심리를 불어넣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 아래서 유권자들에게 관세 장벽과 세금 인하를 통해 미국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 제조업을 위시한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목하에 ‘고율 관세’를 공언하고 있다. 동맹국인지와 관계없이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높은 관세 장벽을 세워, 자국 산업을 지켜내겠다는 주장이다.
상대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와 세금 인하 등 확장적 재정정책은 미국의 경기 낙관론을 자극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재정 악화에 따른 경제 후퇴 우려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국 통화를 매도하고 달러는 매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금리 차이를 의식하는 것이다.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미국 경제학자 맷 부시는 달러 강세가 미국의 강력한 경제와 인플레이션 가열 가능성 측면에서 “(미국 경제에만 좋은) 미국 예외주의”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장 고착화…수개월 내 7% 오를 것”
이 같은 달러 강세장이 향후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의회의 레드 스위프(공화당 상·하원 장악)가 현실화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 제동 장치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론도 함께 제기되면서 달러 매입에 불이 붙은 상태다. 현재의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으로 자산 쏠림 현상이 일어나느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며 연준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은 주최 행사에 참석해 “미국 경제는 우리가 서둘러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몇 달 안에 달러 가치가 현재보다 7% 상승할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달러 가치, 연말에 정점 찍은 뒤 내려올 것”
다만 소시에테제네랄(SG)은 지난 12일 달러 가치가 연말에 정점을 찍은 후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달러인덱스는 내년 평균 103.6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SG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를 내어 “미국의 성장이 더 강하고, 미국의 금리가 더 높고, 달러의 지위에 대한 세계의 신뢰가 모두 그대로 유지되는 한 달러는 매우 높은 가치를 유지할 것이지만, 그 이상으로 가치가 높아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G분석가들은 그 근거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보복 관세와 자국 통화 지원 등 저항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점을 들었다.
아울러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에너지 공급과 무역로에 불확실한 영향을 미치며, 달러 강세장이 무너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