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전격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지 1000일째인 19일 핵무기 운용 전략을 규정한 핵 독트린(핵교리) 개정안을 승인했다.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 핵 대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명시한 교리에 서명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계속하면서 서방이 물러나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의 핵 무기 사용을 위협할 준비가 돼 있음을 과시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승인한 핵교리 개정안에서 미국 등 핵 강국이 지원하는 모든 나라가 러시아에 대해 재래식 공격을 할 경우 이를 러시아에 대한 공동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핵 억지력을 행사할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 동맹 범주를 크게 확대한 것이다.
러시아는 핵교리 개정안 승인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군사적 위협과 위험에 대응해 핵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새 핵교리를 살펴보면 러시아는 공격자가 핵무기 비(非)보유국이더라도 핵무기 보유국의 참여나 지원이 있는 때에는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
또 ▲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러시아 주권에 중대한 위협이 생기는 때 ▲ 연합국인 벨라루스가 공격받을 때 ▲ 대규모 미사일, 군용기, 순항미사일, 무인기(드론) 등 공격이 발생할 때 ▲ 공격자가 러시아 국경을 넘는 때 등에도 핵무기 대응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다만 핵무기가 국가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핵교리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2020년 6월 마지막으로 핵교리를 변경했었다.
푸틴 대통령의 핵교리 개정안 승인은 최근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미국 육군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체계 에이태큼스(ATACMS)를 러시아 본토를 향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데에 대응하는 성격을 띤다. 영국과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 섀도’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