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5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에게 대선에서 대패한 바로 그날, 뉴저지주 체리 힐(Cherry Hill)의 한 호텔에서는 환호와 함성이 가득 찼다. 시민들의 열띤 지지 속에서 앤디 김(Andy Kim)이 연방 상원에 당선된 순간이었다.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이 뉴저지의 한 아이가 여러분의 차기 미국 상원의원이 된 이 놀라운 열광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6년간 연방 하원 의원으로 활동하며 부패한 기득권 정치와 맞서 싸웠던 그의 정치적 여정은 이미 뉴저지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나는 유력한 정치 가문 출신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그는 뉴저지 민주당 주지사와 그 부인을 상대로 기득권 나눠 먹기 정치를 비판하고 시민의 힘만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풀뿌리 활동가들의 열정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연방 하원에 입성한 그는 만 6년 만에 상원 의원이 되는 쾌거를 이뤘다.
한인 커뮤니티의 새로운 희망이 된 앤디 김
2018년 앤디 김의 연방 하원 당선은 200만 명 이상의 미주 한인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특히 대학 캠퍼스의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소수인종으로서의 정체성 고민을 겪는 학생들에게 그의 등장은 연방 의회가 손이 닿을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왔다.
2019년 1월, 그는 첫 출근길에 60여 명의 한인 대학생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새로운 세대에게 정치적 영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앤디 김의 아버지 김정환 박사는 한국전쟁 직후 고아로 자라며 서울역 부근을 배회했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고아원의 도움으로 학업을 이어가며 유전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자가 되었고, 앤디 김은 이러한 아버지의 헌신과 희생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앤디 김은 시카고 대학교를 졸업한 후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위원으로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역사 만든 한인 최초 상원의원, 기득권과 싸우다
앤디 김은 처음 하원에 도전했던 2018년 뉴저지 제3선거구에서 7% 차이로 승리하며 공화당의 텃밭을 민주당 지역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뉴저지 민주당의 부패한 정치 문화에도 타협하지 않으며 내부에서도 개혁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밥 메넨데스(Bob Menendez) 상원의원이 부패 혐의로 기소되자 그는 과감히 상원 도전을 선언했다. 민주당 내부 기득권에 도전한 그의 행보는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정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앤디 김은 이번 선거를 통해 한인 최초의 연방 상원의원으로, 그리고 동부 해안 최초의 아시아계 상원의원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는 연방 의회 중앙홀에서 의사당 폭동 당시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으로 AP통신에 포착되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쌓았고, 이번 선거에서 시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앤디 김의 당선은 미주 한인 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그가 만들어갈 정치적 미래는 이미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앤디 김의 정치적 여정은 단순히 상원 당선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민주당의 부패한 권력 구조를 타파하고, 시민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꿈과 희망이 어떻게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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