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내각 인선이 충성파 위주로 마무리된 가운데, ‘의외로 전통적인’ 경제팀 인선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경제 각료들이 ‘관세 폭주’를 제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표출된다.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각) ‘트럼프의 경제팀은 놀랍도록 전통적이다. 관세를 제어할 수 있을까’라는 기사를 통해 스콧 베센트 차기 재무장관 내정자와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를 조명했다.
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 내각 대부분을 이념주의자와 충성파로 채우면서도 2기 행정부 경제 정책을 이끌 이들로는 비교적 전통적인 전문가들을 택했다”라고 분석했다. 베센트·해셋 내정자의 경우 초당적 지지를 받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당초 트럼프 2기 재무장관 후보로는 무역 분야의 매파로 꼽히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거론됐다. 그는 상무장관, NEC 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세 요직 모두 결국 다른 사람에게로 돌아갔다.
재무장관 후보인 베센트 내정자는 중도우파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경제학자 출신이다. 공화당의 오랜 기부자지만 과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도 기부했었다고 한다.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이라는 별칭을 보유한 월가 전문가로, 관세를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셋 내정자는 트럼프 1기 시절인 2017~2019년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다. 트럼프 당선인 이전에도 2004년과 2008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대선에 도전했을 때 경제 고문을 맡았다.
WP는 “민주당은 이들 두 사람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양당 경제학자들은 이들이 트럼프의 가장 극단적인 충동(관세)을 완화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그룹 산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콘스턴스 헌터 수석경제학자는 “해셋이나 베센트 혼자는 어려울지 몰라도, 이들 둘의 조합은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관세와 관련해 완화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소속 수석경제학자인 마크 잰디는 “이들은 진보주의자들보다는 보수적이지만, (성향적으로) 중간 정도”라며 “정통파”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 관점으로는 매우 좋은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 관세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관점도 있다. 잰디 역시 “이들이 그 자체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무역 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WP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관세 회의론자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있었음에도 중국산 수출품에 3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관세를 매겼다는 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