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를 책임졌다가 미 상원에서 4성 장군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됐던 크리스토퍼 도나휴 육군 중장이 상원의 인준을 받아 육군 대장으로 승진해 유럽미군사령관이 됐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나휴 장군은 지난달 마크웨인 멀린 공화당 상원의원이 승진 유보 대상자로 지목하면서 승진이 지연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관련된 고위 장교들을 해임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멀린 의원이 승진 반대를 철회하면서 상원이 그의 승진 동의 표결을 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멀린 의원은 아프가니스탄 철수에 벌어진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정부 인사가 전혀 없다고 비난해왔다. 당시 이슬람국가(IS)의 자살 폭탄 공격으로 13명의 미군과 아프간 주민 130명이 숨졌다.
도나휴 장군은 그러나 아프간 수도 카불이 함락된 3일 뒤에 카불 공항에 부임해 지도력을 발휘했고 델타 포스 육군 특수부대 책임자 등 국방부의 여러 고위직을 역임했다.
아프간 철수 당시 도나휴 장군은 82공정사단장이었으며 아프간을 가장 마지막으로 떠난 미군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철수 임무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C-17 화물기에 오르는 야간 투시경 장면이 널리 알려져 있다.
2022년 3월 육군 18 공정 군단장으로 승진한 도나휴 장군은 군단의 정체현상을 해소한 공로를 인정받는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전투 경험이 풍부한 도나휴 장군의 승진을 트럼프가 반대한다는 소식에 당혹했다면서 “트럼프가 그와 직접 대화하면 가장 존경할 만한 육군 장군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나휴 장군을 지지한 사람 중 한 명이 트럼프 1기 정부 국방장관이던 마크 에스퍼 전 장관이다. 그는 지난달 X에 올린 글에서 도나휴 장군이 유럽사령관 최적임자라면서 “탁월한 재능, 전문성, 정치적 중립을 갖춘 인물”이라고 썼다.
에스퍼 전 장관은 “아프간 철수 책임은 국방부나 군인이 아닌 백악관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 특수작전사령관 출신 토니 토머스 예비역 장군은 도나휴 장군 승진 유보가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함께 근무한 장교 중 가장 뛰어난 사람인 크리스 도나휴는 한 세대에 한번 나올 인재로 정치적 이유로 승진이 보류됐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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