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의료보험사 CEO 총격 살해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체포된 루이기 만지오네(26)의 소셜 미디어에 유나보머로 유명한 시어도어 카진스키의 성향이 드러나는 내용들이 보인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유나보머는 하버드대 등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버클리대에서 교수를 지내다가 기술의 진보가 인류를 망친다는 생각으로 1970~80년대 사업가, 과학자들 앞으로 무작위 우편 폭탄을 보내 3명을 살해하고 26명을 부상하게 한 미국의 테러범이다.
만지오네는 X,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굿리즈 등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인용글과 독후감, 컴퓨터 프로그램, 자립을 강조하는 내용, 하와이 여행안내 등을 올렸다.
링크드인에 올린 이력서에는 펜실베이니아 대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해 4년 만에 학사와 석사 학위를 딴 것으로 돼 있다.
X 계정에는 스탠포드대 신경학자 앤드류 휴버먼과 실리콘 밸리의 유명 기고가 및 일러스트레이터 팀 어번, “주 4시간 일하기”의 저자 팀 페리스, 가공식품의 해악을 강조한 작가 마이클 폴런, 젊은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을 강조한 뉴욕대 사회학 교수 조너선 하이트 등을 인용한 내용들이 있다.
그중에 올해 초 유나보머의 선언문 “산업사회와 미래”라는 글에 별 네 개의 평점을 매기고 카진스키가 “수학 영재”라는 댓글을 단 것도 있다.
만지오네는 “이 글을 한 미친 사람의 선언문으로 가볍게 치부하는 것은 그가 제시한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현대 사회에 대한 (카진스키의) 예언들이 실현된 것을 볼 때 그는 선지자임이 분명하다”고 썼다.
만지오네는 이어 “무고한 사람을 공격하는 폭력을 휘둘러 감옥에 간 것은 옳은 일이지만 광인의 행동이라기보다 극단적 정치 혁명의 행위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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