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는 탄핵 찬반 양쪽의 지지층이 모이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오전 이후 급격히 숫자가 늘어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영장 집행을 온몸으로 막아내자며 결의를 다졌고 일부는 경찰 차량을 몸으로 막아내며 충돌을 빚기도 했다.
31일 오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한남도로 170m 일대에는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차선 3개를 점유하고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손에 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영장 무효” “공수처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새벽께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부터 관저 앞 긴장감은 급격히 고조됐다.
이날 오전부터 관저 앞 인파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보수집회 참가자는 5000명으로 추산됐다.
늘어난 인파에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한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려하자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인근 골목으로 진입하려던 경찰기동대 버스를 집회 참가자들이 몸으로 막고 버스 아래로 들어가려 해 버스가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소식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무대에 오른 한 관계자는 “경호처가 공수처를 막을 테니 우리는 민주노총을 막아냅시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바로 앞 횡단보도를 하나 사이에 두고 인근 인도에는 윤 대통령 수사 및 탄핵을 촉구하는 이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비교적 소규모인 탄핵 촉구 측에서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이라고 적힌 피켓과 ‘윤석열 파면’이라고 적힌 응원봉 등을 손에 들고 “윤석열 체포”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측은 경찰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게 욕설하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물리적으로 충돌하려는 이들을 몸으로 막아서며 떼어냈다.
이같은 분위기 속 경찰은 윤 대통령의 관저로 향하는 길목에 경력과 차량, 폴리스라인을 배치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했다.
한편 이날 열린 집회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오후 4시30분께 무대에 오른 윤 의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맞춤형으로 서부지방법원에 판사 쇼핑을 해서 발부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이어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출국금지조차 안돼 있는데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청구할 수 있느냐. 사법부의 좌파 카르텔로 통탄하다”고 했다.
앞서 공수처는 전날 오전 0시께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직권남용 혐의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꼬박 하루를 넘긴 심리 끝에 영장을 발부했다.
관련기사 사상초유’ 법원, 윤석열 체포영장 발부 … 현직 대통령 즉시 체포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