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를 지지하며 유럽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비판을 받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향해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독일 공영방송 ZDF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슈타인마이어는 반(反)민주적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독일 의회 해산 및 조기총선을 발표하면서 머스크를 겨냥한 비판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당시 “최근 루마니아 선거에서 봤듯이, 은밀하든 현재 플랫폼 엑스에서 집중적으로 행해지듯 노골적이든 외부 간섭은 민주주의에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머스크가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등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탁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AfD는 이 나라에 대한 마지막 희망의 불꽃”이라며 “경제적 번영과 문화적 성실성, 기술 혁신이 단순한 소망이 아닌 현실이 되도록 나라를 이끌 수 있는 것은 극우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독일은 올라프 숄츠 총리의 3당 연립 정부 불신임으로 이달 23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독일 정가는 이런 머스크의 발언을 선거 개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머스크는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기업인이자 미국 차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된 ‘영향력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숄츠 총리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독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시민 여러분이 결정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소유주에게 달려 있지 않다”며 머스크를 우회 비판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21일 독일 크리스마스마켓 차량 돌진 사건과 관련해 숄츠 총리를 “무능한 바보”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독일 연립정부가 붕괴한 이후에도 숄츠 총리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