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외교협회(ECFR)가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악재로 인식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ECFR이 24개국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응답자의 국가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한국 응답자 67%는 나쁘다고 평가했다.
한국에 이어 영국(54%)도 부정 평가가 두드러졌다. 유럽연합(EU)에 11개 회원국 부정 응답률은 38%였다.
한국 응답자 중 긍정 평가는 11%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인도(84%) ▲사우디아라비아(61%) ▲러시아(49%) ▲브라질(43%) ▲남아프리카공화국(36%) ▲튀르키예(35%) ▲인도네시아(30%) ▲우크라이나(26%) ▲스위스(23%) 순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호재로 평가하는 응답이 많았다.
EU 11개국 찬성 응답률은 한국보다 2배 높은 22%였다. 영국은 한국과 유사한 수준인 15%만이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를 좋은 일로 봤다.
우크라이나(55%)와 인도네시아(54%)는 평가를 유보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세계 평화를 이룩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자 한국은 비관적인 전망이 크게 앞섰다. 우크라이나(31%·하위 3위)와 중동(19%·하위 2위)에서 평화를 달성할 것으로 믿는 비율이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평화 달성 전망은 우크라이나 응답자보다도 8%포인트 낮았다.
EU가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세계적 강대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상대할 수 있는 강한 행위자라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한국 응답자 45%는 그렇다고 내다봤다. 이는 EU 11개국 응답치(43%)보다도 높은 수치다.
다만 ▲브라질(61%) ▲사우디아라비아(60%) ▲남아공(59%) ▲중국(59%) ▲인도네시아(57%) ▲인도(56%) ▲미국(51%) ▲우크라이나(50%) 등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긍정 평가가 반수 이상을 기록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 상황에서 유럽인 중 5명 중 1명(22%)만이 미국을 동맹으로 생각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2년 전과 비교해 9%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해당 조사는 유럽 국가 16개국(불가리아·덴마크·에스토니아·프랑스·독일·헝가리·이탈리아·폴란드·포르투갈·루마니아·스페인·러시아·스위스·튀르키예·우크라이나·영국)와 비(非)유럽 8개국(브라질·중국·인도·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남아공·한국·미국)을 대상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