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날 영하 -13도…트럼프 “국회의사당 내 개최 지시”
워싱턴DC 실내경기장서 생중계…퍼레이드도 생략될듯
극소수만 취임현장 참석…인원제한에 韓 인사들도 제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한파 우려로 사흘전 돌연 실내 개최로 변경됐다.
미국 국회의사당 내부에서 열리는 취임식에는 극소수 인사들만 초청될 예정인데, 취임식을 보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한국 정·재계 인사들은 대부분 초대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취임 연설과 기타 다른 연설 등을 의회 로툰다에서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행사는 18일부터 시작되며, 20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뤄지는 취임 선서 및 연설이 하이라이트다. 통상 취임식날에는 국회의사당 앞 주무대에서워싱턴기념탑까지 수만명에서 십수만명이 몰려들어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지켜본다.
하지만 취임식 당일 혹한의 추위가 예고되자, 취임식을 사흘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날시정보업체 아큐웨더에 따르면 오는 20일 최저기온은 -13.3도(화씨 8도), 최고기온은 -3.8도(화씨 25도)로 예상된다.
취임선서 등 본행사는 오전 11시에야 시작하지만 취재진은 오전 5시, 일반 참석자들은 오전 6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취임식 참석자들이 많게는 6시간 이상 혹한의 추위에 노출되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 나의 의무인데, (임기를) 시작하기 전에 취임식 자체를 생각해 봐야 한다. 워싱턴DC 기상예보는 한파 요인들까지 더해져 기온이 기록적으로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어떤 식으로건 아프거나 부상을 당하는 일을 보고 싶지 않다”며 “수십만 명의 법 집행관들과 응급구조 요원들, 경찰견, 나아가 기마경찰용 말, 20일에 오랫동안 밖에 서 있을 지지자들에게 위험한 여건”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야외 대신 국회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취임선서 등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 취임식도 한파로 인해 로툰다 홀에서 진행된 바 있다.
대신 워싱턴DC 시내 경기장인 ‘캐피털 원 아레나’를 개방해 취임식이 생중계된다고 트럼프 당선인은 설명했다. 취임식 이후 백악관까지 이뤄지는 퍼레이드도 생략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퍼레이드가 개최될 예정이며, 그곳에서 직접 대중들과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개최 장소 변경으로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DC를 찾는 한국 인사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의사당 로툰다홀은 공간이 제한적이다보니 소수 엄선된 이들만 직접 참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당선인과 내각 주요 인사들, 상하원 정치인들, 역대 대통령 등 주요 귀빈만 추려도 수백명이다.
한국 대표로 정식으로 초청장을 받은 조현동 주미대사를 제외하고는 한국 측 인사가 취임식 현장에 직접 초청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경기장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다, 트럼프 당선인이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릴 수는 있다. 다만 이번에 배포된 취임식 입장권이 22만표 정도로 알려졌는데, 캐피털 원 아레나는 수용인원이 2만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정·재계 인사들의 참석 소식이 꾸준히 나왔다.
국회에서는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이끄는 7명의 방미단이 워싱턴DC를 방문하며, 국민의힘 나경원·강민국·조정훈·김대식·김은혜 의원도 개별적으로 참석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맞춰 워싱턴DC를 찾는다.
재계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마러라고 자택을 직접 방문했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 등이 참석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은 실내에서 개최되지만, 취임식 당일 예정된 공식 연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