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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말이 있다. 예상하지 않았으나 얻게 된 ‘뜻밖의 행운’ 혹은 ‘우연한 발견’을 의미한다. 4세기경 ‘세렌디프 왕국의 세 왕자’ 여행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지금의 스리랑카다. 전설의 보물을 찾아 떠난 세 왕자가 보물을 찾지 못한 채 여행에서 돌아오게 되었지만 그 여정을 통해 인생에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그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낙타를 잃어버린 한 아프리카인이 세 왕자를 만났다. 왕자들은 낙타를 본 적이 없지만 얼마나 자세히 설명하는 지 낙타 주인은 이들이 낙타를 훔쳤다고 생각해 관가에 고발한다. 하지만 얼마 후 다른 곳에서 낙타를 찾게 되고 왕자들은 풀려난다.
왕자들은 본 적도 없는 낙타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 수 있었느냐고 묻자 ‘길가 왼쪽 풀만 뜯어 먹었으니 오른쪽 눈이 멀은 것이다. 뜯어먹은 풀이 일부 떨어져나온 것으로 보아 이가 빠졌을 것이고 한쪽 발자국이 다른 쪽보다 약하니 다리를 절고 있음이다. 길 한쪽에 개미들이 모여들고 다른 쪽에 벌이 오가니 기름과 꿀을 조금씩 흘렸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탁월한 관찰력의 중요성을 일컬어 주는 이야기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미국 사회학자가 ‘운 좋은 발견’이라는 뜻으로 세렌딥에서 ‘세렌디피티’란 말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헌데 이같은 ‘운 좋은 발견’ 사례는 의외로 많다. 예컨데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 들어갔을 때 흘러넘치는 물을 보고 발견한 부력의 원리나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발견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알렉산더 플레밍이 실수로 뚜껑을 덮지 않은 균 배양 접시에서 푸른곰팡이가 자란 부분의 세균이 없어진 것을 보고 발견한 페니실린을 비롯해서 렌트겐의 X레이,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등 모두가 세렌디피티 였던 셈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발견이 우연한 일들의 나열에 불과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단순한 우연이란 없다. 이 뜻밖의 행운은 평소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관심과 노력 그리고 간절함에서 얻어지는 것. 해서 심리학자들이 이런 세렌디피티를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는 우연’이라고 부르는데 공감이 간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인공지능(AI)가 전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성능은 오픈AI의 챗GPT에 맞먹으면서도 개발 비용은 그 10분의 1정도여서다. 게다가 개발자들의 나이가 20대에서 30대 초반이고 핵심 기술적 역할을 대부분 신입사원이나 경력 1~2년 정도인 사람들이 맡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인 거다.
이러한 딥시크의 기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기존의 AI가 사용하던 법칙이나 틀에서 벗어남으로써 메모리 사용을 줄이고 속도를 배가했으며 분야별 전문가들을 참여케해 효율성을 높이고 모든 것을 공개로 해 누구나 검증할 수 있게 한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기존 지식에 갇혀 새 방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신세대는 혁신과 변화에 저항없이 상상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다시말해 세런디피티는 생각의 폭이 좁아 다른 것은 배제하는 사람에게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종종 작은 행동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꾸준한 노력 속에서 이루어진 축적의 바탕 위에 변화에 주저하지 않는 용기를 가지면 ‘세런디피티’ 라는 뜻밖의 선물이 찾아온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해서 ‘행운의 여신은 노력하는 자에게 미소를 던진다’고 하지만 ‘우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 짓는다’는 말도 있는가 보다. 새해도 어느 덧 1 달이 지나갔다. 모두에게 세렌디피티의 행운이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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