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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아(46·김지아) 아버지가 형제들과 상속 분쟁에 휩싸였다. 친일파 김순흥(1910~1981)씨가 남긴 350억원 규모 땅을 두고 자녀들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19일 더팩트에 따르면, 이지아 아버지 김씨는 김순흥씨의 350억원 상당 토지 환매 과정에서 형·누나 인감을 사용해 위임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별개로 1998년부터 사문서 위조와 사기 등의 혐의로 세 차례 징역형을 선고 받은 상태다.
이지아 사촌이자 김씨 조카인 A는 김순흥의 경기 안양시 석수동 일대의 토지를 환매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이 토지는 군 부지였으며, 2013년 안산으로 부대가 이전하기 전까지 사용했다. 이후 국방부는 징발재산정리에 관한 특별법 제20조에 따라 피징발자 김순흥의 법정상속인인 자녀들에게 우선 환매권을 부여했다.
김순흥 자녀들은 토지 소유권 등을 이전해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다. 알지 못하는 업체와 169억원 규모 근저당권이 설정된 계약서가 작성됐다. ‘토지주 대표 및 위임인’으로 김씨 도장이 찍혀 있었다는 게 A 주장이다.
사망한 김순흥 장남을 제외한 형제들은 ‘토지주 대표로 김씨를 위임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2019년 5월 토지에 경매 신청이 들어온 뒤에야 인지했다. 2020년 11월 김씨가 토지주 대표로 권한이 없다며 근저당설정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해 3월 김씨 측이 제출한 서류를 통해 ‘토지주들이 김씨를 토지주 대표로 위임한다’는 내용이 담긴 위임장 존재를 처음으로 인지했다.
형제들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지만, 경찰은 두 차례 불송치했다. 검찰의 보완 수사 지시로 송치됐으나, 7일 혐의없음 처분이 나왔다. A는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 검찰이 수사에 부담을 느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판단, 법원에 재정 신청했다.
김씨는 “적법한 절차로 받은 인감도장과 증명서를 사용해 위임 받았다”며 “조사까지 다 받은 결과인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A 명의를 도용해 사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 관련해선 “누나가 시켜서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이지아의 할아버지 김순흥 씨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제국주의를 위해 국방 관련 단체에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범 김구와 임시정부가 지목한 숙청 대상 친일 인사 명단 초안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