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의 정치 행보가 일으킨 반감으로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테슬라 전기자동차 판매가 두 달 연속 크게 줄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독일 자동차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독일에서 테슬라 자동차 판매량이 두 달 연속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에 가담하고 자신의 소설 미디어 X에서 유럽 각국의 극우 정당을 지지하면서 테슬라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테슬라 주가도 지난 12월 최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해 트럼프 당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또 머스크와 테슬라를 향한 반대 세력의 공격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테슬라 차량을 매각하고 X에서 탈퇴하라는 캠페인이 시작됐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한 시민 단체가 “테슬라 CEO, 유럽연합(EU)에서 손 떼라”라는 경고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배포하고 있다.
지난 주말 프랑스 남부의 한 주차장에서 테슬라 차량 여러 대가 방화로 전소했다.
프랑스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달 테슬라 자동차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6%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전면 중단을 목표로 삼는 노르웨이에서도 지난달 테슬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절반까지 줄었다. 전체 신차 등록 대수가 증가하는 속에서 유독 테슬라 판매만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2023년 20%에 달하던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올 들어 8.8%로 떨어졌다.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난달 판매량도 각각 48%, 42% 감소했다.
영국에서는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 증가 속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전체의 흐름에 비춰 테슬라의 판매 증가 속도가 느렸다.
영국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그러나 다른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가 더 커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이 3% 포인트 줄어든 10.8%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유럽 이외 지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테슬라의 생산량이 거의 50% 줄었다. 비야디, 샤오미 등 현지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진 때문이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 성장이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새로운 무인 택시 사업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무인택시사업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과 부닥쳐야 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지난 4일 무인택시 자회사인 웨이모가 택사스 주 오스틴에서 무인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웨이모는 이미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애틀랜타, 내년에는 마이애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투자자 일부가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 단체인 튤립셰어가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머스크의 보수를 환경 목표, 사회적 책임, 기업 거버넌스 성과와 연계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