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은 11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를 떼어내고 대신 지난해 여름 암살 시도 직후 주먹을 치켜 든 모습을 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을 걸었다.
대통령의 새로운 초상화를 사전 통보없이 건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새로운 초상화를 내건 것은 기존의 규범을 또다시 깬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가장 최근의 두 전직 대통령의 초상화가 로비에 전시되는데, 트럼프는 현직이자 동시에 전직 대통령이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2022년 공개된 뒤 대통령 관저로 가는 계단 근처 스테이트 플로어의 로비에 걸려 있었다. 백악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 있던 반대편 벽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의 초상화는 관저 계단에 있는 아버지 조지 H.W. 전 대통령의 초상화 가까이로 옮길 계획이다.
백악관은 X에 “백악관에 새로운 예술 작품이 있다”며 이러한 예상치 못한 변화를 알렸다. 이 그림은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 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발생 후폭풍을 담고 있는데, 당시 트럼프는 귀에 상처를 입은 채 주먹을 하늘로 치켜들며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라고 외쳤었다.
이 말은 트럼프의 성공적 재선 운동의 핵심 구호가 됐었다.
이 그림은 화가 마크 립이 그린 것으로, 플로리다주 델레이비치의 블루 갤러리를 통해 앤드류 폴록이 백악관에 기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콜로라도주 주의회 의사당에 걸린 자신의 그림이 “의도적으로 왜곡됐다”고 불평하며 그림을 떼내도록 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