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의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 폐지를 앞두고, 중국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셰인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주요 상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셰인이 의류부터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미국 판매 제품의 가격을 지난 주말 전후로 크게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 전쟁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가격 인상 폭은 상당하다. 미용 및 건강용품 상위 10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하루 만에 51% 올랐고, 일부 품목은 두 배 이상 뛰었다. 가정용품과 주방용품, 장난감 등도 평균 3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키친타월 10개 세트는 24일 1.28달러였던 것이 25일 6.10달러로 하루 새 377% 폭등했다. 여성 의류는 평균 8% 인상됐다.
셰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중국계 플랫폼 테무도 일부 상품 가격을 올렸다. CNN에 따르면 테무에서 판매하던 간이 의자 2개 세트는 24일 61.72달러였던 것이 다음 날 70.17달러로 10% 이상 올랐다. 다만 일부 품목은 가격이 내려가는 등 가격 변동이 일관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셰인과 테무는 관세 변화에 따른 운영 비용 상승을 이유로 25일부터 가격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가격 인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달 초 서명한 행정명령의 영향이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오는 5월 2일부터는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800달러 이하 상품에도 기존과 달리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은 관세 인상 전에 구매하려는 심리가 작용, 3월부터 이달 초까지 셰인과 테무의 매출이 급증했다. 블룸버그가 샘플로 조사한 50개 품목 가운데 7개 품목은 아예 미국에서 구매할 수 없게 됐으며, 전체적으로 셰인 상품 가격은 24일부터 26일 사이 약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이나 판매 중단 사례가 거의 없어, 이번 조치가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임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