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세금 신고를 온라인으로 하겠다고 세무서에 신청했다가 동일한 편지 1700통이 날아오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6일(현지시각) 슈테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크비크보른에 사는 한 남성은 지난 2일 세무서로부터 동일한 내용의 편지를 무더기로 받았다.
우체부가 노란 상자 10개에 나눠 담아온 편지 1700통에는 모두 온라인 세금 신고 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한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다.
이 남성은 “처음에 커다란 공포를 느꼈다”며 “보통 자기가 실수했다고 생각하지 세무서가 틀릴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이 남성은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제) 해제로 시계가 1시간 앞당겨진 지난달 27일 새벽에 온라인 세금 신고 신청을 했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
세무당국은 서머타임에서 표준시간으로 전환하는 동안 접수된 신청이 기술적 오류로 ‘타임루프’처럼 반복해 처리된 탓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세무서는 남성의 자택에 재방문해 1700통의 편지들을 수거할 것을 제안했지만, 남성은 이를 거절하고 난로 땔감으로 쓰겠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번 사건에 대해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의 악명 높은 관료주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경기 침체의 원인으로도 지목되는 관료주의를 줄이고자 행정 절차 간소화·온라인 이관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