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종교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종교를 가진 한국인이 10명 중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목회 데이터 연구소는 5일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한국 성인 중 2022년도 기준 종교인은 37%, 무종교인 63%로 집계됐다.
종교인 비율의 30%대 하락은 조사 이후 처음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조사 시작 시점인 1998년 53%였던 종교인 비율이 47%인 무종교인보다 앞섰다. 2017년에는 무종교인 비율이 53%로 종교인을 앞질렀다. 이후 무종교인이 점차 증가하며 종교인과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소는 “전체적으로 2012년 이후 탈종교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종교인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로는 여성 47%로 26%인 남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 별로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종교인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60대 이상의 경우 절반이 종교인인 데 반대 20대에서 종교인 비율은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20대의 경우 종교인은 19%에 그쳤다.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 불교, 가톨릭 모두 2012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기준 불교가 16.3%로 가장 많았고 개신교가 15.0%, 천주교 5.1%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연구소는 개신교인 비율에 향후 변화에 주목했다.
개신교인 비율은 2012년 22.5%에서 2022년 15.0%로 줄었다. 연구소는 10년간 이 추세를 반영한 결과 향후 10년 뒤를 예상하면 10.2%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신교인이 종교를 버린 이유 중 1위가 ‘종교에 관심이 없어서’란 응답률이 35%로 가장 높았다. 2위 ‘기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란 응답도 29%를 차지했다.
무종교인이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도 ‘종교에 관심 없어서’가 40%로 1위였다.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라 응답도 28%로 2위였다.
연구소는 “이 보고서는 지난 25년에 걸쳐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인식을 추적한 유일한 보고서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탈종교화 현상에 대해 “현대인은 종교의 초월적 성격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성향이 증가하고 있다”며 “합리화된 현대인에게 어떻게 기독교를 변증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9일부터 16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개신교인 성인 남녀 2000명과 비개신교인 1000을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