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선균(48)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유흥업소 여실장이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
28일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이선균과 함께 마약했다고 증언한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가 지인들과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약 전과 6범인 A씨는 이선균을 협박해 3억원을 뜯어낸 공갈 사건의 피의자다.
메신저 대화에서 A씨는 “선균 오빠한테 선수 쳐서 나 해킹으로 협박 당하면서 5000(만원) 뜯겼다’ 이럴까?”라며 이선균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의도를 털어놨다.
이에 지인은 ‘아니 아니. 제발 제발”이라고 A씨를 말렸다.
하지만 A씨는 이선균에게 지난 9월 연락했다. 해커에게 협박당하고 있다며 이선균을 압박했다. “행동에 옮기는 무서운 애들 같다”며 돈으로 막자고 보챘다.
디스패치는 A씨가 해킹범이자 협박범까지 1인 3역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인과 나눈 또다른 대화도 공개했다.
메신저 대화에서 A씨는 “나 쉬어야 하니까 (이선균에게) 3억원 받아야지”, “나보고 OO언니가 3억 양아치래. 5000만 받으래”라며 이선균에게 얼마를 갈취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인은 “3억 받고 (해킹범한테) 안 주게? 근데 안 주면 이선균은 뭐가 되는 거야?”라고 물었다. A씨는 “응. (돈 받고) 한 달 잠수. (이선균은) XX 되는 거지”라고 답했다.
지난 9월 22일 이선균은 A씨에게 3억원을 줬다. 당시 A씨는 이 돈을 협박범(해커)에게 전달하겠다는 각서도 썼다. 하지만 A씨는 돈을 전달하지 않았고, 중간에서 본인이 가로챘다.
10월13일 A씨는 또다시 이선균을 협박했다. 이번에는 5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이선균 측은 A씨의 지인에게 돈을 전달했고, 이 지인은 현재 공범으로 체포됐다.
아울러 디스패치는 “이선균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확인했다”면서 경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 일부도 공개했다. 앞서 한 언론을 통해 이선균이 경찰 조사에서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했지만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이선균은 경찰에 “A씨에게 ‘왜 코로 약을 먹냐? 이상한 거 아니냐’고 이야기했다. (A씨가) ‘코로 하는 게 효과가 빠르다. 오빠도 궁금하면 해 봐’라고 말해서 (A씨의) 친한 의사 오빠가 처방해 준 수면제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디스패치는 “경찰의 3차례 조사는 A씨의 진술을 되묻는 수준이었다. (이선균의) 머리카락, 다리털, 심지어 겨드랑이털까지 음성으로 판정,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탓”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선균은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아내인 배우 전혜진과 이선균의 형·누나가 상주로 나섰다. 설경구·조진웅·조정석·하정우 등 고인과 친분이 있는 배우들이 대거 조문했다.
이선균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돼 지난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서울 소재 주거지에서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우거나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이선균은 A씨 등 2명에게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당해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이들을 수사기관에 고소한 상태였다. 그는 간이 시약검사를 비롯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모발)·2차(겨드랑이털)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선균은 지난 10월부터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며 경찰 조사에서 “마약인 줄 몰랐다. 유흥업소 실장에게 협박당해 3억5000만원을 뜯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